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장동 사업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에 ‘X표’를 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7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최종 결재한 성남시 도시개발사업단 보고서를 19일 SBS가 입수해 보도했다. 이는 대장동과 1공단 부지 공원화 사업을 결합해서 개발할 때 어떤 방식이 타당할지 검토한 문건이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이보다 한 달여 앞서 작성된 보고서 ‘초안’을 확보했는데, 여기엔 최종본과 다른 점이 있었다. 초안에는 “땅을 수용하는 방식과 다른 땅을 대신 주는 방식을 혼합한 사업추진은 민간사업자가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고 적용 사례도 없다”는 성남시 실무자들의 의견이 적혀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누군가 ‘X표’를 쳤고, 실제로 최종 결재 문건에서 빠졌다.
검찰은 보고서 초안이 성남시장 이전까지는 결재가 모두 완료됐던 점 등을 근거로, 해당 의견에 ‘X표’를 치고 내용을 빼라고 지시한 사람이 이 대표라고 의심한다. 특히 삭제된 부분이 당시 대장동 사업자들이 원했던 방식을 부적절하다고 평가한 대목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검찰에서 “당시 민간사업자들이 대장동을 혼용방식으로 개발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진상이 형(정진상)에게 보고해서, 그 내용이 이재명 시장에게 전달돼 이 시장이 혼용방식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정황을 이 대표 관련 배임 혐의의 증거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이 대표 측은 “결과적으로 대장동 일당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이익을 환수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매체에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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