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두 번째 소환 통보와 관련해 출석 여부를 놓고 당내 의견을 들으며 고심하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이재명을 소환하려면 김건희 여사도 소환하라”며 맞불을 놓았다.
이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제안했지만,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힘을 모으자는 이러한 제안에 이 정권은 오로지 야당 탄압으로 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16일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자신에게 출석을 통보한 것을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며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검찰의 출석 통보에 응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 측은 출석 여부와 발표 시점 등을 놓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출석하자니 검찰이 소환할 때마다 계속 출석해야 할 위험이 있고, 불출석하자니 검찰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빌미를 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출석 여부를 일찍 발표할 경우 설 연휴 내내 수사 상황이 이슈화될 수 있다는 점도 이 대표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16일 열린 당 고위전략회의에서는 ‘검찰의 소환에 응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지도부의 의견을 경청했다고 한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이 대표를 조사하려면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김 여사도 소환해야 형평성이 맞지 않느냐”면서 “설 연휴 전에 이 점을 적극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해임 파동 등 윤석열 대통령의 노골적인 당권 장악 시도에 여론이 나빠지자 부랴부랴 물타기용 정치수사쇼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반면 윤석열 검찰은 김건희 모녀가 주식 내부정보를 받은 녹취록 등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나와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포함한 의원들은 이날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국회 의원총회 직전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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