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혀 귀국길에 오른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17일 오전 한국에 도착한다.
김 전 회장은 전날 오후 엿새간 구금 생활을 하던 방콕 사톤 이민국 외국인 수용소에서 나와 방콕 수완나품공항에 오후 10시쯤 도착했다. 그는 방콕에서 17일 0시50분 출발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이 비행기는 출발 지연으로 오전 1시25분 이륙해 같은 날 오전 8시40분(한국시간)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의 귀국길은 한국과 태국 당국의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졌다. 이민국 수용소에서 나오는 김 전 회장의 모습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으며, 방콕 공항에서도 일반인의 접근이 차단된 별도 구역에서 출국 수속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9시쯤 이민국 수용소에서는 경광등을 켠 경찰차 두 대의 삼엄한 호위 속에 호송차 한 대가 출발했다. 김 전 회장이 탔을 것으로 추정돼 취재진이 따라붙었으나, 이 차량이 공항 주변을 돌며 시선을 돌리는 동안 실제 김 전 회장이 탄 차량은 다른 경로로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송을 위해 한국에서 온 검찰 수사관들이 방콕 공항에서 그를 인계받았으며, 비행기 탑승 직후 기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과 함께 검거된 양선길 쌍방울 현 회장도 이날 같은 절차로 입국한다.
이들은 한국 입국 직후 검찰 호송차를 타고 곧바로 수원지검으로 이송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말 태국에 입국해 방콕 시내 중심인 수쿰윗 지역에 거주해 왔다. 골프를 즐기고 성대한 생일파티를 여는 등 ‘호화 도피’ 생활을 해온 김 전 회장과 양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태국 빠툼타니 소재 한 골프장에서 체포됐다.

김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을 비롯해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 등의 혐의를 받는다. 대북 송금 의혹도 받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는 지난 1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며 “(쌍방울과의)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는 농담도 던졌다. 김 전 회장 역시 15일 KBS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만날 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 만한 이유도 없다”며 “이재명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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