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여성 체스 선수가 히잡을 쓰지 않고 국제 경기에 참가했다.
CNN은 28일(현지 시간) 이란 현지 매체 자마란(Jamaran)의 보도를 인용해 “이란의 체스 선수 사라 하뎀(25)이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국제체스연맹(FIDE)의 ‘세계 래피드&블리츠 체스 챔피언십’에 히잡을 쓰지 않고 참가했다”고 전했다.
하뎀은 1997년생으로 세계 랭킹 804위다. 그는 FIDE에 사라사닷 카데말라셰리에(Sarasadat Khademalsharieh)라는 이름으로 등록돼 있다. 그는 이번 주 알마티에서 열린 대회에서 래피드 부문과 블리츠 부문에 모두 참가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여대생 마흐나 아미니(22)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이후 국제 대회에 출전한 이란 선수들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란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도 지난 10월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히잡을 쓰지 않고 참가했다. 당시 그는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다며 대회 후 사과했지만, CNN 등은 레카비의 이란 현지 주택이 대회 이후 강제 철거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월에는 이란 양궁 선수 파르미다 가세미가 테헤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히잡을 떨어뜨렸고, 나중에 히잡이 떨어지는 것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SNS에 그가 히잡이 떨어져도 가만히 있는 영상이 퍼지며 가세미가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마리암 카제미푸르 이란 체육부 차관은 지난 11월 이슬람 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선수들에 대해 “그들이 나중에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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