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주범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를 도운 인물로 지목된 그의 조카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회장의 도피를 도왔던 측근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며 김씨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준동)는 23일 김 회장의 조카 김모(33)씨를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라임 사태 관련 김 전 회장의 1000억원대 횡령 혐의 결심 공판이 예정된 지난달 11일 보석 상태의 김 전 회장이 전자팔찌를 끊고 도망치는 것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그는 차량으로 김 전 회장을 경기도 하남 소재 팔당대교 남단 부근까지 태워갔고 김 전 회장은 이 차 안에서 전자팔찌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형법상 친족에게는 범인도피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조항을 악용해 조카와 도주 계획을 공유하고 친누나를 통해 검찰 수사 상황을 전해 들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에게 전자장치 훼손 혐의의 공범 혐의를 적용해 지난 8일 구속했다.
앞서 연예기획사 관계자 A씨(47)와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B씨(45) 등 김 전 회장 또 다른 측근들도 휴대전화 등으로 김 전 회장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도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지난 6일 구속 기소됐다.
A씨는 김 전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도망친 2020년 2월 지인 명의로 호텔을 예약해 도피 장소를 제공하고 지난해 7월 김 전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됐을 때 대포폰을 개통해준 혐의(범인도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는다. B씨는 지난달 중순 김 전 회장 누나를 통해 연결받아 김 전 회장과 통화하며 수사 진행 여부를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미국에 있는 누나에 대해서도 지난달 28일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외교부에 여권 무효화 조치를 의뢰하고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도주 당일 그를 전국에 지명수배하고, 경찰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해경에 검문·검색 강화를 요청하는 등 밀항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형사6부 소속 3개 검사실을 중심으로 대검찰청에서 수사관 5명을 지원받고 남부지검 집행 담당 수사관 등을 투입해 검거전담팀을 구성해 면밀히 추적 중”이라며 “도피 조력자는 예외 없이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해 7월 보석으로 석방돼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달 11일 오후 1시30분즘 팔당대교 인근에서 보석 조건으로 차고 있던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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