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정준호 임명 직후 영화인 이사 전원 사퇴한 이유

입력 : 2022-12-17 11:07/수정 : 2022-12-19 11:25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배우 정준호가 지난 4월 MBC TV 주말극 '지금부터 쇼타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 뉴시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자 이사장인 우범기 전지시장이 배우 정준호씨를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임명을 강행하자 영화인 이사들은 이에 반발해 전원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14일 전주국제영화제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민성욱 전주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과 영화배우 정준호씨를 선출했다. 앞으로 전주국제영화제는 2인의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전주국제영화제는 ‘독립’과 ‘대안’이라는 가치를 표방하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으며 국내외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지원 및 상영을 통해 고유의 기반을 다졌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시네필의 사랑을 받는 영화제로 성장했으나 다른 한편 일반 대중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영화제일 수 있다는 견해가 공존했다. 이번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로의 전환이, 전주국제영화제가 정체성 확립과 대중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화인들의 입장은 달랐다. 이사회는 우범기 시장, 서배원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 배우 권해효, 감독 겸 배우 방은진 등 8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표결에서 우 시장과 천선미 전북도청 문화체육관광국장의 위임장을 받은 서배원 전주시 문화체육국장, 전 시의원 등 4명이 찬성해 정씨의 임명이 이뤄졌다. 반면 영화인들 동의는 1표도 얻지 못했다.

영화인 이사인 배우 권해효와 방은진 감독, 한승룡 감독은 정씨가 30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지만 국제영화제 경험이 부족한 데다 선거 때 보수 정치인의 지지 유세를 다녔던 점에서 영화제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명이 강행되자 이들은 즉각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은 한 매체를 통해 “사퇴로서 의사 표명을 한 것”이라는 짧은 입장을 밝혔다.

배우가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발탁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재현은 2009년부터 8년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고(故) 강수연 역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이용관과 함께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었다. 이들은 집행위원장이 되기 전부터 오랜 시간 영화제에서 경험을 쌓았었다. 한편 정씨의 임명은 우 시장의 추천으로 이뤄졌으며 임기는 3년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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