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청와대, 송철호 경쟁자에 “오사카 영사는 어려워도 공공기관장은…”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 증언
“한병도 전 정무수석이 직책 제안”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019년 12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이날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2018년 6월 울산시장 선거에 도전했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문재인정부 청와대로부터 출마 만류와 함께 공공기관장 자리를 제안받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당시 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는데, 민주당은 경선 없이 송 전 시장을 단수 공천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3부(재판장 장용범) 심리로 열린 송 전 시장과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18년 2월 12일 한 전 수석이 전화해 ‘울산 선거 일 힘든데 왜 하려고 하냐. 마지막으로 생각해보라’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 전 수석으로부터 ‘공공기관장으로 가는 게 어떻느냐’는 제안을 받았다는 증언도 했다. 한 전 수석은 송 전 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임 전 최고위원에게 출마 포기를 종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공판 중 2017년 주위에 최고위원 임기가 끝나면 오사카 총영사로 가고 싶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한 전 수석 측 변호인은 이 발언과 관련해 “‘한 전 수석이 오사카 총영사는 어려우니 센다이나 고베 총영사, 공공기관장은 어떻느냐’고 말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임 전 최고위원은 그런 제안이 실제 있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한 전 수석 외에는 그런 말을 할 사람이 없다”고 했다.

다만 임 전 최고위원은 “(당시에는) 울산이 민주당에게는 험지이다 보니 친구로서 자신을 걱정하는 취지의 얘기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송 전 시장의 핵심 측근으로 당선을 도운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을 검찰 조사 과정에서 보고난 뒤에서야 청와대 윗선 개입을 의심하게 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은 임 전 최고위원 관련 내용이 기재된 송 전 부시장의 수첩을 공개했는데 ‘제압 확실한 방법’ ‘측근 비리를 수사하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손을 뗄 것” 등의 내용이 적혔다. 임 전 실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임 전 최고위원을 공천 경쟁에서 배제하기 위해 송 전 시장 측이 모의한 정황이라는 취지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송 전 시장 쪽에서는 증인을 쫓아내려고 많이 노력한 것 같은데 직접 경험한 게 있느냐”고 물었다. 임 전 최고위원은 “바보가 아닌 이상 모를 리가 없다”며 “저는 괜찮지만 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그러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수첩 기재 내용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사실”이라고도 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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