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국교회 신뢰 회복 프로젝트 발표회’를 개최했다. 목회자의 건강한 은퇴 준비를 고민하고 한국교회의 신뢰와 영향력을 회복하자는 취지에서다.
‘한국교회 목회자 은퇴 시스템을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발표회는 김상덕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연구실장과 기윤실 공동대표인 조성돈 실천신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다.
발표회 사회를 맡은 신동식 목사(빛과 소금교회)는 “1년에 400여개 교회가 폐쇄된다”면서 “대부분 교회가 폐쇠한 것에만 집중하고, 사역지를 잃은 목사들에 대해선 무관심하다”고 꼬집었다.
김 실장는 공교회적 대안을 중심으로 한 목회자 은퇴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주요 교단에서 ‘은급’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그 규모를 삭감하는 추세”라며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교단의 경우, 은퇴 이후에 대한 경제적 책임은 오롯이 개교회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중소형 교회 목회자는 충분한 준비 없이 은퇴한다”면서 “목회자 은퇴에 대한 진지한 논의과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뇌관을 ‘은퇴’라고 정의한 조 교수는 “(한국교회 내) 은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폭탄과 같다”면서 “교회가 깨지고 성도 간 심한 갈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목회자에게 은퇴는 최고의 면류관”이라면서 “하지만 많은 목회자들이 은퇴를 앞두고 주택과 생활비로 인한 고충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불안정한 수입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 조 교수는 “은퇴 매뉴얼과 중재위원회가 필요하다”면서 “노회 제도를 개선하고 은퇴 후 수입 구조와 교육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교단 차원에서 제시되는 은퇴 매뉴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개교회에서 목회자 은퇴에 대한 부담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또 노회 차원의 중재위원회도 감리교 등 소수 교단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조 교수는 “교단에서 기본적인 규칙이나 큰 틀을 제시한다면 교회가 겪는 부담과 혼란이 감소할 것”이라며 “은퇴 과정에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데 중재위원회를 구성하면 합리적인 은퇴가 이뤄질 것”이라고 제시했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