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근무를 하고 퇴근하던 간호사가 택시 안에서 심정지로 의식을 잃은 환자를 발견하고 곧바로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해 목숨을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창원파티마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4년 차 이제경(26) 간호사는 밤샘 근무를 마친 뒤 지난달 17일 오전 7시54분쯤 병원 입구를 나섰다. 그런데 병원 앞에 정차된 택시를 보고 이상함을 느꼈다. 차 뒷문이 열려있는데도 승객이 내리지 않고 있던 것이다.
택시로 다가간 이 간호사는 병원으로 오다가 뒷좌석에서 의식을 잃은 시민 A씨(60대)를 발견하고 응급상황임을 직감했다. 그는 맥박 등 환자 상태 등을 확인한 뒤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했다. 신속한 응급처치 덕분에 A씨는 무사히 의식을 되찾았고, 일상생활도 가능해졌다고 한다.
이 간호사의 사연은 A씨 가족이 병원 홈페이지 ‘칭찬합니다’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면서 알려졌다. A씨 가족은 “아버지께서 호흡이 불안정해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던 중 심정지가 됐지만 놀라서 아무런 대응을 못 했다”면서 “당시 지나가던 이 간호사가 택시에서 심폐소생술 등 초기 대응을 잘 해줘 아버지께서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됐다. 이 간호사는 천사”라고 고마워했다.
박정순 창원파티마병원장은 최근 전 직원 조회에서 이 간호사에게 ‘착한 사마리안 상’ 표창을 전달했다.
이 간호사는 “당시 환자분이 보호자 품속에서 몸이 축 처진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기 때문에 응급상황이라 판단했다”며 “실제 맥박도 뛰지 않고, 동공이 풀려있어 즉시 CPR을 시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감사 인사와 칭찬을 받아 부끄러웠지만, 환자분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것까지 지켜볼 수 있어 뿌듯했다”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웃으면서 저에게 ‘감사하다’고 얘기할 때 정말 뿌듯하고 좋았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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