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문자메시지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사실이 보도된 이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실망 어린 비판들이 쇄도하고 있다.
27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따르면 윤 대통령 문자 파문 관련 글이 수백여건 올라왔다. 해당 문자메시지를 언론에 노출한 권 원내대표의 행동이 부주의했다고 비판하는 내용이 대다수였고, 일부는 윤 대통령을 향한 실망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 당원은 “이 사안이 (권 대행의) 사과로 해결될 문제인가”라며 “당초에 왜 국민의힘을 이렇게까지 지지했는지 계속 허망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원은 “권성동은 사퇴하라. 실수 연발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도움이 안 되고 해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 온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당원은 “윤 대통령 실망했다. 젊은 당대표가 뛰고 노력해서 대통령 만들었는데 이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합작으로 당대표를 찍어내는 상황을 보니 참담하다”고 했다.
이 외에도 “검수완박, 9급 공무원, 문자노출까지 권 대행은 왜 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냐. X맨이냐” “권성동은 원내대표 자격미달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이런 실수를 또 하나. 물러나라” “대선 지선 승리한 당대표를 이렇게 토사구팽하나. 윤 대통령 너무하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것은 26일 오후 공개된 권 원내대표와의 문자 대화에서다.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문자 공개 이후 파문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결국 권 원내대표는 문자 공개 2시간여 만인 오후 8시15분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공개 사과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내부 총질’이라는 표현을 염두에 둔 듯 “대통령께서도 당 소속 의원님들의 헌신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셨다. 이와 함께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된 이후 직접적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보도 이후 올린 SNS 글에서 이 대표는 관련 언급은 일절 없이 자신이 방문 중인 울릉도 발전에 대한 의견만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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