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회담을 기다리면서 초조해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더내셔널뉴스 기자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게시한 1분짜리 영상에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기다리게 된 푸틴 대통령이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회담장에 입장한 푸틴 대통령은 의자 앞쪽으로 와 두 손을 앞으로 포개 잡고 멈춰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앉을 의자를 내려다본다. 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들어올 문 쪽으로 향해 틀어선 채로 빈자리를 바라본 푸틴 대통령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 있는 동안 눈을 여러 번 끔벅이고, 입맛을 다시며 마른 침을 삼키기도 했다. 또 입술과 입 주위 근육을 계속해서 움직이는 등 안절부절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연신 몸을 앞뒤로 흔들었고, 다리에 균형을 맞추느라 잠시 몸이 기울기도 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기다림은 1분도 채 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약 50초 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입장하자 급 미소를 짓고 악수를 했다.
더내셔널뉴스 기자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푸틴 대통령을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기다리게 한 50초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2020년 러시아에서의 권력 다툼에서 2분을 기다리는 수모를 당했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달콤한 복수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가디언 역시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기다리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며 “이 영상은 푸틴 대통령이 초조한 표정으로 방에 서 있는 모습을 담았다”고 했다.
푸틴은 정상회담에서 ‘지각대장’으로 악명 높다. 각국 정상들이 짧게는 몇십 분, 길게는 몇 시간 푸틴을 기다리는 수모를 겪었다. 외교가에서는 ‘푸틴 타임(Putin time)’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회담 때는 4시간15분, 2018년 9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회담에는 2시간30분이나 늦은 바 있다.
2003년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14분 기다리게 한 바 있다.
황서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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