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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작가 캐시 박 홍 “미국서 아시안 문학 붐… 인종차별 담론 아시안 문제 못 담아”

방한 간담회… “한국서 차기작 엄마와 딸 이야기 준비”

입력 : 2022-06-29 15:27/수정 : 2022-06-29 19:48
미국에서 주목받는 한인 작가 캐시 박 홍이 28일 서울 광화문의 한 세미나 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마티 제공

미국에서 주목받는 한인 2세 작가 캐시 박 홍(Cathy Park Hong·46)이 한국을 찾았다. 2020년 미국에서 발표된 그의 자전적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는 지난해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캐시는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의 한 세미나 공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인 작가들을 비롯해 아시안계 문학이 최근 몇 년 새 미국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그레이스 조(Grace Cho), 씨 팜 장(C Pam Zhang), 디브야 빅터(Divya Victor), 라이언 리 웡(Ryan Lee Wong), 찰스 유(Charles Yu) 등의 이름을 들었다.

한국계 이민자들을 다룬 영화 ‘미나리’와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도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이런 변화의 배경에 미국의 인종 구성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더욱 다민족 사회로 변하고 있다. 2040년쯤 되면 소수 인종이 다수가 될 상황이다. 아시안(아시아계 이민자)도 두 배로 늘어난다. 이런 변화 때문에 소수 인종에 대한 백래시가 있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소수 인종들의 사회정의 요구도 터져 나오고 있다. 블랙 라이브스 매터(‘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흑인 뿐만 아니라 라티노(라틴아메리카계 이민자), 아시안에게서도 그런 요구가 나오고 있다.”

그는 “아시안이 미국에서 100년이 넘게 인종차별을 겪고 있지만 인종차별 담론에서 아시안 문제는 배제돼 있다”면서 “대중문화도 아시안은 성공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로만 그리고 이들이 겪는 압박감 등 정신건강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아시안 이민자 상당수가 노동층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주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캐시는 한국계 이민자 2세대로 세 권의 시집을 발표한 시인이자 럿거스대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마이너 필링스’에서 미국에서 나고 자라고 일하지만 누구도 미국인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겪는 이민자 2세대의 심리적 문제를 정교하게 드러냈다.

그는 “제 책은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억압과 차별을 당하면서도 그 감정이나 경험을 얘기하지 않는 문제, 그들의 고통이 인정되지 않는 문제를 다룬 것”이라며 “투명인간처럼 사는 경험이 뭔지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 또 외부의 차별이 아니라 내부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마이너 필링스’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처음엔 시로 쓰려다가 자서전적인 에세이로 바꿨다”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내가 엄마가 되고 나서 글이 사회를 바꾸는 일에 더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내 딸에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그래서 에세이로 쓰기로 했고 결과적으로 좋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자서전 형식으로 쓰는 게 저에게 도전이었고, 저자로서 저를 좀더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캐시는 한국에서 앞으로 6개월간 머물며 차기작을 준비할 예정이다. “차기작은 엄마와 딸에 이야기”라고 밝히면서도 그게 자신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인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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