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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대통령 돼서 나라가…” 女비하 교수, 결국 철퇴

2심 “해임은 과해”… 대법 “비위 무겁다”

입력 : 2022-06-27 06:17/수정 : 2022-06-27 09:55

사립대 교수가 수업 중 상습적으로 여성 비하 발언을 하고 여학생을 성희롱·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받은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항소심은 ‘해임 결정은 과하다’며 해당 교수 승소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의 결론은 달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사립대 교수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 상고심에서 A씨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수업 중 여성 비하 발언을 여러 차례 하고 여학생들을 성희롱하거나 추행했다는 이유로 2019년 2월 해임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그는 강의실에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여자가 대통령을 맡았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또 여학생들에게 “다리가 예쁘다”거나 “여자들은 벗고 다니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A씨가 강의실과 복도 등 공개된 장소에서 여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허리 부분을 만졌고, 피해 학생이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자신의 손에 입을 맞추도록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대학 측은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임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A씨는 교원소청심사위에 해임처분 취소 심사를 청구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해임이 정당하다고 봤다. 징계 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조치도 아니라는 취지다.

반면 2심은 “징계사유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된다”면서도 “그 비위 정도가 원고를 대학으로부터 추방해 연구자·교육자로서의 지위를 박탈할 정도로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해임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에 와서 결론은 다시 뒤집혔다. 대학 측의 징계가 정당하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 학생에게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대학교수로서 높은 직업윤리 의식이 요구되는 지위에 있고, 비위행위의 기간과 경위, 내용 등에 비춰볼 때 비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아울러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경우가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사립학교 재단)의 재량을 존중해야 한다고 봤다. 항소심 판단을 뒤집은 주된 이유였다. 대법원은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와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징계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 교육공무원 징계에 쓰이는 규정을 참고하거나 형평성을 고려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 처분의 재량권 일탈과 남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실무 운영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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