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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원’ 돌파에 백화점보다 비싸진 면세점

면세점들, 환율 보상·할인행사로 대응

2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면세점 모습. 연합뉴스

최근 해외여행 수요 회복세로 기대감이 커졌던 면세업계가 고환율 시름에 빠져들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300원대로 높아지자 면세점과 백화점 사이의 가격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서다. 면세점들은 높아진 환율로 면세품 쇼핑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해 환율 보상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7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일부 면세점의 제품 가격이 백화점 가격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올초 1100원대 후반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년 만에 1300원대를 돌파하면서다. 달러화를 기준으로 거래하는 면세점은 환율 상승에 따라 제품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면세점은 세금 감면으로 백화점보다 싸지만, 최근 환율 상승분이 세금 감면분을 넘어섰다.

실제로 미국 명품 브랜드 톰포드의 향수 50㎖ 제품은 면세점에서 지난 26일 환율 기준(달러당 1300.7원) 33만6881원(259달러)에 팔리고 있다. 백화점 가격(33만9000원)과 차이가 거의 없다. 백화점에서 쿠폰 할인 혜택까지 더해지면 가격이 32만2050원으로 내려가 면세점보다 1만5000원가량 저렴해진다. 특히 면세한도 600달러를 초과하는 상품은 세금이 붙어 가격 역전 현상이 더 심해진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업계로서는 겨우 활기를 되찾아가는 시점에 고환율은 부담이 크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면세점들은 제품 매입 가격보다 판매 가격이 비싸지면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지 못한 상황에서는 주고객인 내국인들의 소비심리만 더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면세점들도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 낮추기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가격 상승분을 보상해주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원‧달러 환율과 구매 금액에 따라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결제 포인트 ‘LDF PAY’를 지급하는 ‘다이내믹 환율 보상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장 기준 환율이 1250~1300원이면 최대 2만원을, 1300원 초과일 때는 최대 3만5000원 상당의 LDF PAY를 지급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고객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환율이 계속 오르다보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예전만큼 브랜드 상품을 다양하게 매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보니 고객들이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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