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루한스크 사실상 점령”…우크라군, 요충지서 철수

러군 무차별 포격에 초토화된 우크라 돈바스 마을.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격전이 벌어지는 동부 돈바스의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현지 지휘관인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TV에 출연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군하라고 명령받았다”며 “몇 달간 타격을 받아 산산조각이 난 진지에 단순히 잔류를 목적으로 남아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남게 된다면) 전사자 수만 하루가 멀다 하고 늘어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미 철군해 다른 진지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곳에서 교전을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하이다이 주지사의 철수 발언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으나 상황이 어려운 점은 시인했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국방부 대변인은 “인력과 장비의 손실에도 러시아군은 포병 전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이것이 그들이 전술적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리시찬스크를 포위하려 하고 있으며, 세베로도네츠크를 완전히 통제하기 위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병력이 철수하면 러시아는 루한스크주를 사실상 점령해 침공 후 주요 성과를 올리게 된다.

전쟁 전 친러시아 반군 세력은 루한스크주의 절반 정도를 장악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루한스크주에서 마지막 남은 리시찬스크에서 러시아군과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 대량의 탄약이 소모되고 하루 수백명이 숨지는 소모전이 되풀이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는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 공략에 실패하자 동부, 남부 돈바스(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지역으로 점령 표적을 바꿔 세베로도네츠크를 비롯한 동부 요충지에 공세를 높여왔다.

세베로도네츠크는 러시아군의 무차별적 폭격과 물량공세식 시가전 때문에 일찌감치 도시 기능을 잃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도시의 모든 기반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 주택 90% 이상이 포격을 맞았다”며 “특히 80% 정도는 붕괴 정도가 심해 아예 복구가 불가한 수준”이라고 참상을 알렸다.

러시아는 소도시들을 하나씩 초토화하는 전술을 앞세워 점령지를 늘려가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러시아군은 루한스크주의 95% 정도, 도네츠크주의 절반 정도를 장악해 사실상 돈바스 전투에서 승기를 잡은 게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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