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 지역을 둘러본 뒤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한 윤석열정부에도 하나의 과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7일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소속 의원들로 꾸려진 대표단의 지난 4∼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시찰 일정을 공개했다. 신변안전 등을 문제로 현지 일정을 마친 후에 시차를 두고 세부 동선을 공개한 것이다.
이 대표는 4일 오후 1시쯤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넘어가는 국경을 지났다. 이 대표는 국경검문소를 지나면서 “내륙으로 진입할수록 전쟁의 흔적을 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엄중한 마음”이라며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정부에서도 (대표단에) 전달하고 싶은 것이 많고, 우리도 정당 차원에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규탄하면서 어떤 방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단은 이튿날 오후 키이우주(州) 내 민간인 학살이 발생한 부차와 이르핀 지역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부차 지역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왔다. 한국으로 귀국한 다음 날 윤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라며 도시 재건에 필요한 지원 항목과 전쟁 진행 상황을 물었다.
이에 올렌사이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공격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전쟁 중이라도 피란민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금전 및 물질 지원이 모두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르핀을 방문한 이 대표는 “키이우의 위성도시 격인 부차와 이르핀에서 민간인 학살이 이뤄지고, 거주지역이 파괴된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겁다”며 “특히 민간인 거주지역이 큰 손해를 입어 (파괴된 건물을) 철거하고 재시공하지 않으면 거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를 정도로 피해를 입어 당황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와 국민의힘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고려인협회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현지 고려인들과도 만났다.
그는 “전쟁으로 인해 왔지만 이번에 고려인까지 만날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 관계자들과 전쟁 이후 복구 사업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조언과 의견을 달라”고 말했다.
김 이고르 고려인협회장은 “이곳 고려인은 우크라이나에서 50∼60년간 살아왔다. 고려인이 한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다리가 돼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문화나 한국 기업의 우크라이나 진출과 도시 간 자매결연, 문화적 교류를 통해 양국의 외교가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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