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에 항의했다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국제심판 자격을 박탈당한 최용구 심판이 “여전히 고의 판정이라고 생각한다. (항의했던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심판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8일 ISU 기술위원회로부터 ‘ISU 심판리스트 제외’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속상하긴 했지만, 올림픽 때 많은 시합을 남긴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각오하고 기자회견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심판은 국제심판이 특정 국가를 대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ISU 규정이 이번 결정의 근거가 됐다며 “심판은 어떤 대회에서든지 판정을 논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떤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는데,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 선수들을 위해 반박했던 거다. 추후 선수들의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저는 그 판정이 고의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의 피해뿐만 아니라 경기 초반에 다른 여러 문제가 있었다. 특정 국가를 밀어주기 위해 그런 판정을 내리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때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당연히 (기자회견을) 한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우리 선수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당시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우리 선수들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하자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오심이며 황대헌과 이준서 모두 실격을 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심판도 사람이니 오심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 이상 하면 오심이 아니라 고의”라며 “심판은 경기의 조력자다. 잘못된 부분을 정확히 판단할 뿐 경기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위원회에서 제일 문제 삼았던 부분은 심판이 판정에 대해 기자회견을 한 것이었고, 다른 나라 두 곳에서 이의제기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만 그 두 나라가 어디라는 것은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최 심판은 추후 ISU 기술위원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제가 어떤 특정 심판이나 결과에 대해 판단을 했고 반박 기자회견을 했기 때문에 징계 사유를 인정한다”며 “아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술위원회에 진출해 심판 양성 및 국제심판 교육을 하고 싶다. 또 선수들에게 불이익이 없게끔 제도 개선과 보안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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