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 국가대표 ‘팀 킴’이 사상 첫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한국 컬링 역사를 새로 썼다.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팀 킴은 ‘무패행진’ 스위스를 만나 세계선수권 첫 우승에 도전한다.
김은정(스킵) 김선영(리드) 김초희(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영미(후보)로 구성된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 팀 킴은 26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프린스 조지에서 열린 2022 세계컬링연맹(WCF) 세계여자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캐나다를 9대 6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앞서가고 캐나다가 추격하는 양상이 한동안 이어졌다. 팀 킴이 2엔드에서 2점을 먼저 내자 캐나다가 3엔드에서 1점을 따라왔다. 한국이 다시 4엔드에서 1점을 내며 뿌리치자 캐나다는 5엔드에서 2점을 내며 균형을 맞췄다. 한국은 6엔드에서 1점을 내며 또 앞서갔다.
캐나다가 7엔드에서 3점을 대량 득점하며 위기를 맞았다. 전열을 가다듬은 팀 킴은 곧장 2점을 내 6-6 승부의 균형을 맞췄지만 9~10엔드 모두 캐나다가 공을 늦게 던지는 후공이어서 팀 킴에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팀 킴은 9~10엔드 모두 스틸(선공으로 나선 엔드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결승행을 결정지었다. 9엔드에서 1점 스틸하며 승부를 뒤집은 팀 킴은 10엔드에서도 주장 김은정이 침착한 드로샷으로 2점을 스틸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김은정은 경기 후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캐나다를 상대로 초반 압박을 극복하고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며 “결승전에서 승리하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이 컬링 세계선수권 대회 결승에 진출한 것은 남녀 4인조, 혼성 2인조를 통틀어 처음이다. 남자 컬링은 2018년 4위가 최고 성적이고, 여자 컬링은 춘천시청의 ‘팀 민지’가 2019년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역대 최고성적이었다. 팀 킴의 기존 최고성적은 2018년 대회 5위다.
앞서 팀 킴은 대회 예선 2위로 4강에 진출했다. 초반 6연승을 달리던 팀 킴은 덴마크-스웨덴-스위스에 잇따라 패하며 본선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하지만 캐나다를 꺾으며 연패 늪에서 탈출했고, 일본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기권하면서 부전승 운도 따랐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약체 터키에 승리해 스웨덴·캐나다와 함께 공동 2위(9승 3패)에 올랐다.
한국·캐나다·스웨덴 3팀이 모두 상대 전적 1승1패 동률을 이뤄 ‘드로 샷 챌린지(DSC)’ 룰에 따라 예선 최종 순위가 정해졌다. DSC는 매 경기 시작 전 각 팀 선수 2명이 스톤을 1회씩 던져 하우스 정중앙과의 거리를 측정하는 ‘라스트 스톤 드로(LSD)’의 평균값을 이용해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팀 킴은 0.27㎝ 차이로 캐나다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이번 대회 ‘무패행진’을 기록 중인 스위스다. 12승 전승으로 예선 1위를 기록한 스위스는 준결승에서 스웨덴을 7대 5로 꺾으며 결승에 올랐다.
한국에겐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이번 대외 예선 패배를 설욕할 기회다. 팀 킴은 베이징올림픽 예선에서 스위스에 4대 8로 진 뒤, 스웨덴에도 연달아 패하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4일에도 5대 8로 패했다.
결승은 한국시간으로 28일 오전 8시에 열린다. 이에 앞서 캐나다와 스웨덴이 3·4위 결정전을 치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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