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0위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스미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725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10개 보기 4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스미스는 아니르반 라히리(인도)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금빛 스윙맨’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PGA 골프 사상 최고의 상금이 걸린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360만 달러(44억3000만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공동 6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그는 초반에 ‘버디쇼’를 벌였다. 1번~4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은 데 이어 6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7번~9번홀에서 3연속 보기를 범하며 무너지는가 했지만, 후반 초반 4개홀에서 또다시 4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스미스는 17번 홀(파3)에서 또다시 한 타를 줄이며 쐐기를 박았다. 이 대회 17번 홀은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홀로 프로들도 자주 공을 물에 빠뜨리기로 유명하다. ‘톱랭커들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하지만 스미스는 티샷을 홀 약 1.5m 지점에 떨구며 버디를 잡았다.
스미스는 이 대회에 우승으로 통산 5승을 올렸다. 지난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최저타 우승을 차지했던 스미스는 2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스미스는 경기직후 “정말 길고 힘든 한 주였는데, 가장 높은 자리에 있게 됐다”며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우승의 원동력으로는 퍼트를 꼽았다. 그는 “우승의 원동력은 퍼트였던 것 같다. 퍼트 덕분에 다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었다”며 “후반 파 세이브에도 퍼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 골프 경쟁력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임성재와 이경훈은 최종합계 2오버파 290타를 쳐 공동 5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경훈은 “긴 일주일이었던 것 같고, 그래도 72홀 다 마칠 수 있어서 되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런 악조건 속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많이 연습해서 다음에 이번과 비슷한 환경이 나오면 지금보다는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악천후로 인해 5일간 진행됐다.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있는 일이었다. 폭우 강풍 속에 우승 후보들의 컷 탈락이 이어졌고, 선수들은 대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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