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때 입 닫더니…뒤늦게 드러난 ‘中 쇠사슬녀’ 진상

입력 : 2022-02-24 05:11/수정 : 2022-02-24 09:46
중국사회의 공분을 부른 ‘쇠사슬녀’ 발견 당시 모습. 펑황망 캡처

중국 장쑤(江蘇)성에서 쇠사슬에 묶인 여성이 농촌 인신매매로 팔려 온 사실을 중국 당국이 23일 공식 발표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폐막된 이후 뒤늦게 나온 결과다. 이른바 ‘쇠사슬녀’ 사건으로 중국 사회에서는 공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국은 관련 공직자 처벌 등 민심 수습에 나섰지만 여론 통제를 하다 뒤늦게 진상을 밝혔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6일 중국의 한 블로거가 장쑤성 쉬저우(徐州)시 펑(豊)현의 한 판잣집에서 쇠사슬에 목이 묶여 있는 여성 양(楊)모(45)씨를 촬영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처음 알려졌다. 양씨 남편이 그녀와의 사이에 8명의 자녀가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영상을 해당 블로거가 추가 공개하면서 여론의 공분은 더욱 커졌다. 이 사건은 ‘8자녀 엄마 사건’ ‘쇠사슬녀 사건’ 등 이름으로 온라인 등에서 알려졌다.

현지 당국은 지난달 28일부터 10일까지 4차례에 걸쳐 정보를 발표하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불신을 더욱 키웠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현지 지방 정부는 양씨에 대한 인신매매나 유괴가 없었다고 했다가 이달 10일이 돼서야 유괴와 인신매매 사실을 인정했다.

수사에 착수한 현지 공안 당국은 지난 10일 양씨 남편 둥(董)모(55)씨를 불법 구금 혐의로, 양씨를 납치해 팔아넘긴 쌍(桑)모(48)씨 부부를 인신매매 혐의로 각각 체포했다. 인신매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후 장쑤성 당 위원회와 성 정부는 23일 양씨가 1998년 3차례에 걸쳐 인신매매를 당한 끝에 둥씨와 살게 됐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쌍씨가 저지른 1차 인신매매 때 양씨는 5000위안(약 94만원)에 팔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 남편 둥씨에 따르면 양씨는 1999년부터 2020년까지 8명의 자녀를 출산했다. 장남은 조산사의 도움으로, 둘째와 셋째는 보건소에서 각각 낳았다. 넷째부터는 집에서 분만했고, 둥씨가 탯줄을 직접 잘랐다고 한다.

양씨는 2017년부터 조현병 증세가 나타났다고 한다. 당국은 이때부터 남편 둥씨로부터 쇠사슬로 목이 묶이는 등의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전했다. 양씨의 출생 당시 본명은 샤오화메이(小花梅)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쑤성 당국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직무유기, 허위정보 발표 등을 이유로 펑현 당 위원회 서기 등 17명에게 면직, 직위 강등 등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장쑤성의 조사 결과 발표는 중국 중앙TV(CCTV) 메인 뉴스인 오후 7시(현지시간) 신원롄보(新聞聯播)에서 소개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린 4~20일이 지난 뒤에야 발표됐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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