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왕실 ‘최악의 성추문’ 공개재판 열리나… 美법원, 앤드류 왕자 “소송 기각” 요청 거부

입력 : 2022-01-13 16:52/수정 : 2022-01-13 17:10
영국 앤드루 왕자와 버지니아 주프레, 길레인 맥스웰(왼쪽부터)이 함께 찍은 사진을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서던 디스트릭트 지방 법원이 공개했다. 앤드루 왕자는 2001년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당시 17세 미성년자였던 미국인 여성 주프레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AFP통신 연합뉴스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를 받는 영국 앤드루(62) 왕자가 재판을 피하기 위해 제기한 소송 기각 요청을 미국 법원이 거부했다. 영국 왕실 최악의 성추문 의혹이 공개재판으로 대중에 실시간으로 중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루이스 캐플란 미국 뉴욕남부지방판사는 12일(현지시간) 왕자가 재판에서 원고 버지니아 주프레(39)가 제기한 혐의를 부정할 수는 있겠지만 재판 기각을 검토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결했다고 미 NBC방송이 보도했다.

주프레는 만 17세였던 2001년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 최소 3차례 앤드루 왕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해 8월 뉴욕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앤드루가 당시 자신의 나이와 성매매 피해자인 사실을 알고도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혐의를 부인해온 앤드루 측은 주프레가 더이상 미국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막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주프레는 현재 호주에 살고 있다.

앤드루는 2019년 영국 BBC방송 인터뷰를 통해 주프레를 만난 기억도 없다고 부인했다. 주프레와 함께 찍힌 사진에 대해서는 조작설을 주장했다.

이달 초 앤드루 측은 주프레가 미국 억만장자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과 맺은 비밀 합의를 위반한 소송이라며 기각을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주프레가 엡스타인의 성적 학대 희생자일 수 있다”면서도 그가 2009년 학대 피해를 일절 주장하지 않는 조건으로 엡스타인에게 50만 달러를 받은 사실을 부각시켰다.

캐플란 판사는 판결문에서 “2009년 합의가 앤드루 왕자에게 (소송 등을 피하는) 혜택을 주도록 명확하고 모호하지 않게 입증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프레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애매한 것’도, ‘모호한 것’도 아니다”라며 “그는 특정 상황, 식별 가능한 세 곳의 장소에서 개별적인 성학대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고 판시했다.

전직 뉴욕남부지검 연방검사 새러 크리스소프는 앤드루가 주프레와의 합의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NBC에 “그렇지 않으면 이 사건은 공개재판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앤드루 왕자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프레는 영국 사교계 명사이자 언론계 거물의 딸인 길레인 맥스웰과 남자친구 엡스타인에게 속아 원정 성매매를 강요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엡스타인은 주프레를 비롯해 미성년자 등 여성 수십명을 유인해 성매매를 시킨 혐의로 체포돼 2019년 8월 교도소에서 자살했다. 맥스웰은 지난달 말 미국 연방법원에서 미성년자 성매매 등 5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