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층간소음이 계속되는 한 빌라에서 의문의 사망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의 범인을 추리하는 스릴러 영화를 영상 없이 소리로만 들으면 어떨까.
국내 최초 오디오 무비 ‘층’이 오는 27일 네이버 바이브를 통해 공개된다. 배우 이제훈과 문채원을 비롯해 강신일, 양동근, 정준하, 백성현 등이 목소리 열연을 펼친다. 여기에 음향 및 비디오 효과가 더해진다.
영화는 사건 용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프로파일러 강호(이제훈)와 사건 담당 경위 지호(문채원)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렸다. 청취자들 역시 오직 음향 기록만으로 사망 사건을 함께 추리하게 된다.
16일 열린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이제훈은 “시각적 요소 없이 소리를 통한 상상력을 보여준다는 게 크고 의미있는 도전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내 목소리에 집중해서 연기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상상을 나누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세계환상문학걸작선’ 등의 오디오북 작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배우 강신일은 빌라 경비원 역을 맡았다. 강신일은 “TV 보급이 어려운 시절 집에서 라디오 드라마를 경청하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처럼 영상기술이 화려한 시대에 오디오 무비가 가능할지 처음엔 의아했다”면서 “시나리오가 멋져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참여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문채원은 “각자 가진 개성대로 좋은 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는 작업이 재미있었다”며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보다는 소리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미스터리 장르가 오디오 무비와 좋은 시너지를 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층간소음이 소재라는 점이 흥미로웠고, 연기해보지 않은 이야기여서 새로웠다”고 돌이켰다.
작품을 만든 임지환 감독은 영화 연출 포인트로 ‘상상력’을 꼽았다. 임 감독은 “프로파일링은 어깨 한 번 스쳤던 잔상조차 중요한데 오디오 무비는 그걸 보여줄 수 없다. 음향 효과가 120분동안 몰아치고 그 분위가 시각적 잔상을 커버한다”며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오디오 무비라 많이 긴장됐지만 기대감이 충족될만한 배우들과 작업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쓸 때 오디오 무비로 분류하지는 않았다. 영상화에 대한 욕심도 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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