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19마리 입양, ‘잔혹살해’ 공기업 직원…“보직 해제”

입력 : 2021-12-13 12:37/수정 : 2021-12-13 13:51
동물학대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학대 후 살해한 개 사체 사진. 군산길고양이 돌보미 공식 인스타그램

푸들 등 개 19마리를 입양해 잔혹하게 학대하고 살해한 뒤 불법매립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재직 중이던 공기업에서 보직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41)가 다니는 공기업 관계자는 지난 12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는 보직 해제된 상태이며 현재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으로 아직 구체적 징계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군산시에 사는 A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군산 사택과 경기도 자택을 오가며 전국 각지에서 입양한 푸들 16마리 등 소형견 19마리를 학대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강아지를 물에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불로 화상을 입히는 등의 방법으로 고문한 뒤 아파트 화단 등에 사체를 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된 사체는 8구로 부검 결과 숨진 강아지들에게서 두개골과 하악골 골절, 몸 전반의 화상 등 학대의 흔적이 발견돼 충격을 더했다.

학대 당한 뒤 죽어간 푸들들의 생전 모습. 군산길고양이 돌보미 공식 인스타그램

A씨의 범행은 그에게 입양을 보낸 한 견주가 ‘입양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리며 드러났다. 게시물을 본 다른 견주들은 ‘나도 A씨에게 입양 보낸 뒤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알렸고, 이를 수상히 여긴 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는 A씨를 설득한 끝에 범행 일체 자백을 받아냈다.

이후 차 대표가 A씨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차 대표는 “이번 사건을 보면 몇 가지 특이점이 보인다”며 푸들이라는 특정 종에 집착하는 성향, 정상적인 가정이 있는 직장인, 유기견이 아닌 입양견 대상 학대, 치료 후 학대하는 가학성 등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동물 학대와는 다른 치밀한 범죄 사건”이라며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은 지난 3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했다.

이를 놓고 논란이 커지면서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력한 처벌과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원글도 올라왔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46조에 따르면 동물을 학대해 죽음에 이를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힐 경우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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