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 논란이 불거져 국내 리그를 떠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를 영입한 그리스 구단이 여성 폭력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동참해 국내 배구 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그리스 배구팀 ACPAOK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Violence against Women)’을 맞아 캠페인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구단 선수들은 ‘NO TO VIOLENCE (폭력 반대)’와 ‘NO MEANS NO (거부는 거부를 의미한다)’ 등의 문구를 손바닥에 적어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문구를 적은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폭력에 반대한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은 가정과 연인 관계에서 여성 대상의 파트너 폭력, 성폭력 및 괴롭힘, 인신매매, 조혼 등 젠더 기반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2013년 유엔 총회 결의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그러나 이 구단 캠페인에 대한 국내 배구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재영·이다영을 소속 선수로 품은 구단이 ‘폭력 반대’ 캠페인을 실시하는 게 모순적이라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사진에 나온 선수들은 잘못이 없는 건 알지만, 폭력 문제로 쫓겨난 선수를 영입하고 저런 캠페인을 하냐” “취지는 좋지만, 생각이 짧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스 배구 2021~22시즌이 시작된 10월 PAOK에 합류한 이재영·이다영은 해당 캠페인 사진에 등장하지 않았다. 현재 이재영은 무릎 부상으로 귀국했으나, 이다영은 주전 세터로 뛰고 있다.
앞서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학교 폭력 피해자의 폭로를 시작으로 논란에 휘말리며 배구계 퇴출 요구를 받았다. 두 선수는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고 소속팀 흥국생명에서는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국내 리그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두 선수는 현 소속팀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 구단과 입단 계약에 합의해 지난달 그리스로 출국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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