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쾅’ 중국서 ‘펑’…미·중·한·일 증시 ‘와르르’

인플레 우려·G2 악재에 증시 타격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과 중국발 악재가 겹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코로나19 이후 자산가격에 ‘버블’이 낀 가운데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위기감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65포인트(1.22%) 급락한 3060.2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대까지 떨어지며 30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3200, 3100선이 차례로 깨지는 모습이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장중 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장 막판 가까스로 반전에 성공하면서 전날 대비 11.05포인트(1.09%) 내린 1001.46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2.6원 내린 1181.8원에 마치면서 1180원선을 유지했다.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코스피지수 전광판. 연합뉴스

같은 날 중국 상하이지수(-1.83%), 일본 닛케이지수(-2.12%)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줄줄이 ‘파란불’을 켰다.

뉴욕 증시의 후폭풍 결과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1.6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2.04%), 나스닥지수(-2.83%)가 일제히 급락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1.56%대까지 오른 영향이었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수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 타격이 가게 된다.

미 연방정부의 예산과 부채 한도를 둘러싼 불협화음으로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 위기가 대두된 것도 투심을 위축시켰다. 이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의회에 “다음 달 18일까지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늘리거나 한도 적용을 유예하지 않는다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디폴트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의 전력 대란이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심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인 중국에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제품 가격 상승을 부추겨 소비 침체와 성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파산 위기도 지속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헝다는 자회사가 보유한 은행 지분을 일부 매각했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헝다그룹과 자회사인 헝다와 톈지의 장기 달러화 회사채 신용등급을 전격 내렸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5.9% 증가할 것이라고 하향 전망하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7.8%로 낮췄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언젠가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세계 증시의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가 떨어지고 난 뒤 오르긴 하겠지만, 시점이 문제”라며 “V자 반등은 힘들 것으로 보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U자, 부정적으로 보면 하락한 뒤 횡보가 지속되는 L자형 차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민아 김지훈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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