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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대응과 오락가락 날씨, 전력수급 위기 불렀다

전력수급 상황 아직까진 ‘정상’
과거와 달라진 환경에 안심하기 일러
미세먼지 대응 강화하며 원전 운용 차질
기상청 예보 정확도 하락 역시 악재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원활한 전력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전 사태가 발생하는 거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현재로선 기우에 가깝다. 이달 들어 최저치로 떨어진 예비전력량조차 경보를 울릴 수준에는 못 미친다.

그렇기는 해도 전력수급을 과거처럼 원활하게 조절하기 힘들어진 것만큼은 사실이다. 봄철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발전 가동률을 낮추면서 ‘완벽한’ 여름철 전력수급계획 수립이 힘들어졌다. 수시로 바뀌는 날씨도 전력수급계획에 차질을 빚게 만드는 요소다. 환경 변화가 전력수급의 최대 적이 되고 있다.

전력수급 현황 보니
일단 아직까진 ‘블랙 아웃(대정전)’ 우려는 적은 편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 여름 들어 일일 예비전력량이 최저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3일이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2만4729㎿였던 예비전력량이 8794㎿까지 급감했다. 단기간에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 탓이다. 다만 전력수급경보 단계 중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는 심각 단계(예비전력량 1000㎿ 미만)에는 한참 못 미친다. 지나치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구원투수가 등판했다는 점도 우려를 옅게 만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원전 3기를 순차적으로 재가동한다. 신월성 1호기와 신고리 3호기, 월성 3호기 등 3기가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은 최대 3100㎿에 달한다. 그만큼 여력이 생겼다.

미세먼지 대응 강화, 전력수급 어렵게 만들어
그렇다고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만반의 전력수급계획을 짜기가 힘들어진 현실 상황 때문이다. 일단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세먼지 대응책이 화근이 됐다. 정부는 겨울철에만 시행하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적용 기간을 올해부터 11~3월로 확대했다. 석탄화력발전 가동률을 낮춰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그만큼 줄어든 전력 공급량을 원전 등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해야 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여름철을 피해 계획예방정비를 하던 원전 운용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21일 기준 24기의 원전 중 18기밖에 가동하지 못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예보마저 ‘안 도와주네’
예측 불가능한 기상 상황도 원활한 전력수급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산업부는 전력수급계획을 짤 때 기상청의 3개월 날씨 전망을 참고한다. 무더위가 언제쯤 올지, 혹한이 어느 시기에 도래할지를 가늠해 적합한 전력공급량 추정치를 계산해낸다. 그런데 급격한 기후변화로 기상청 날씨 전망이 딱 맞아 떨어지는 일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올해 장마만 해도 예보가 수시로 바뀌는 상황이 연출됐다. 예기치 못한 폭염·혹한이 언제든 전력수급 상황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력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 총사용량을 줄이는 게 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전문가는 “산업, 건축물 등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식으로 전력 사용량을 감축하는 방식에 정부가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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