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술먹재, 첨이라 당황” 손정민씨 의문의 카톡

지난 1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고(故) 손정민 씨를 추모하는 의사 가운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실종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가 사건 당일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가 공개됐다. 함께 술을 마신 A씨가 아닌 또 다른 친구와의 대화로, 손씨가 ‘A씨에게 술자리 제안을 받아 당황스럽다’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다.

손씨의 부친 손현(50)씨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건 당일 정민이가 다른 친구와 나눈 카톡을 찾아보다 주목해야 할 만한 걸 발견했다”며 손씨와 그의 다른 친구 B씨가 주고받은 대화 일부를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번개(예정에 없이 갑자기 생긴 만남)와는 뭔가 다른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새로운 의문을 표했다.

4월 24일 오후 9시 48분 손정민씨와 B씨의 대화

손정민 : 지금 뭐해?
B씨 : 쉅(수업) 듣는 중. 와이?
손정민 : ㅋㅋㅋㅋ아니. A가 술먹자는데 갑자기
B씨 : 지금?
손정민 : 뭔가 처음 접하는 광경. ㅇㅇ

3분 후 이어진 대화

손정민 : 아니 그
B씨 : 롤크라키고 있었는데
손정민 : 같이 오는거 아님ㅋㅋㅋ우리 셋. 싫으면 안 된다고 하고ㅋㅋㅋ
B씨 : 난 수업 들을래
손정민 : 아니 이런 적이 없어서
B씨 : 수업 너무 밀림
손정민 : 당황함ㅋㅋㅋ
B씨 : 그러게ㅋㅋㅋㅋㅋㅋ
손정민 : ㅇㅋ
B씨 : 웬일.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왔나
손정민 : ㅋㅋㅋㅋ

대화 내용에 따르면 손씨는 B씨에게 ‘A씨에게 갑작스러운 술자리 제안을 받았다’는 소식을 알린다. 이어 “뭔가 처음 접하는 광경” “이런 적이 없어서 당황함”이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러자 B씨 역시 “그러게. 웬일.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왔나”라며 손씨 말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손씨 아버지는 “도대체 뭘 보고 저런 얘기를 했는지 엄청 궁금해졌다”며 “저 부분이 ‘네가 안 나오겠다고 하는 것’이 이런 적 없다는 건지, 아니면 ‘A씨가 한 얘기나 이런 상황(A씨의 술자리 제안) 자체’가 이런 적 없다는 건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민간 잠수부들이 고(故) 손정민 씨 친구의 휴대폰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A씨와 관련된 풀리지 않은 의혹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짚었다. 손씨 아버지는 A씨가 사건 당시 신었던 신발을 버린 것에 대한 A씨 측 답변을 두고 “전혀 공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A씨 측은 ‘원래 신어왔던 낡은 신발인데 토사물과 진흙으로 더러워졌기 때문에 세탁보다는 버리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버린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었다.

손씨 아버지는 “통상적으로 신발을 그렇게 빨리 버린 것과 부친이 그걸 인지하고 있어서 물어보자마자 대답이 나왔다는 것은 준비하지 않으면 대답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제 아내가 질문했을 때 제가 옆에 같이 있었는데 ‘신발 어떻게 됐냐’고 물어봤을 때 즉답을 하는 게 제일 이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집안의 모든 일을 다 꿰차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들의 신발을 버린 것까지 알고 바로 대답할 수 있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며 “‘한번 알아볼게요’ ‘집에 물어볼게요’ 등의 대답이 일반적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들의 마지막 영상에 등장하는 ‘골든’은 힙합가수를 지칭한 것이라는 경찰 발표에 대해서도 “처음에 저는 시험(관련 단어)이라는 가능성을 높게 봤었다”고 말했다. 다만 “가수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개연성도 있어서 100%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경찰 발표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맞다 아니다를 가지고 시간 끌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현씨 블로그, 연합뉴스

손씨 아버지는 “진실이 어떤 것이든 간에 저희 아들은 안 돌아온다. 그걸 밝힌다고 해서 제가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진실을 모른다면 평생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속 시원히 알고 싶은 것”이라며 “어떤 결말이든 제게 좋은 결말은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목격자 수도 (경찰이) 저와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몇 명의 유효한 목격자를 확보했는지 모른다. 허위가 아닌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믿고 싶을 뿐이고 경찰 발표를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제가 (경찰에) 궁금증을 물어보는 게 그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제가 그걸 알게 되면 또 어떤 형식으로든 얘기할 수 있다 보니 수사 방해가 될 수도 있어 일단은 (경찰을) 믿고 따른다는 원칙을 지키려 한다”고 밝혔다.

‘A씨가 사건과 정말 아무 관계 없다는 게 밝혀지면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 아들은 죽었다. 부검을 했고 현재 유골이 돼 있다. 그것과 살아있는 친구가 힘든 것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정황을 얘기할 뿐이고 모든 분이 하는 상식적인 추측을 하는 거다.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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