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미 파라과이에 대만과 단교하면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라과이는 남미 18개국 중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를 맺고 있다. 대만은 백신이 정치적 작업의 도구로 전락했다며 맹비난했다.
24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파라과이 외교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 백신 공급업체가 대만과의 단교를 전제로 코로나19 백신 제공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중국 대리인을 자처하며 파라과이 정부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과이 외교부는 즉각 자국 주권에 해를 끼치는 행위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다만 파라과이는 중국과의 무역 교류는 정상적이고 순조롭다고 강조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대만은 발끈했다. 대만 외교부는 전날 “코로나19가 만연하는 상황에서 백신이 정치적 작업의 도구와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어느 한쪽이 부대조건으로 백신을 제공해 대만과 우방국의 우의를 무너뜨리는 것을 반대한다”는 지적이었다. 외교부는 그러면서 “우호적 관계에 기초한 쌍방협력의 틀 안에서 파라과이가 백신을 확보하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라과이는 대만의 15개 수교국 중 하나로 중국과는 아직 외교 관계를 맺지 않았다. 국제무대에서 가진 영향력과 다른 수교국들의 지위를 고려할 때 대만에 파라과이는 놓칠 수 없는 카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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