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만삭 아내에 남편 속옷 정리하라니…서울시 가관”

입력 : 2021-01-06 14:02/수정 : 2021-01-06 14:12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가 만삭 임신부에게 집안일을 권유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내건 것을 두고 정의당이 “기가 차고 참담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센터는 임신 말기 때 “임신부가 밑반찬을 챙겨야 한다”며 “냉장고에 오래된 음식은 버리고 가족이 잘 먹는 음식으로 밑반찬을 서너 가지 준비해 둔다. 인스턴트 음식을 몇 가지 준비해 두면 요리에 서툰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생필품을 점검하고 옷도 챙겨두라고 했다. 센터는 “화장지, 치약, 칫솔, 비누, 세제 등의 남은 양을 체크해 남아 있는 가족이 불편하지 않게 한다” “3일 혹은 7일 정도의 입원 날짜에 맞춰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 손수건, 겉옷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둔다”고도 했다.

이 밖에 둘째 아이 출산일 경우 갑작스러운 진통이 시작될 때 큰아이를 맡아 줄 사람을 찾는 것도 생필품과 가스를 점검하고 문단속하는 것도 임신부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체중 관리를 위해 집안일을 미루지 말라고도 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가사노동을 여성에게만 맡기는 성차별이 그대로 녹아 있다”며 “여성을 남편 수발드는 부속물로 바라보고 있다. 임신이라는 전혀 다른 경험으로 육체적·정신적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는 여성에게 이게 할 말이냐”고 지적했다.

장 대변인은 그러면서 “서울시 변명은 더욱 가관”이라며 “보건복지부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한다. 서울시가 복지부 산하기관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잘못했다는 사과를 회피하기 위해 헌법이 정한 자치단체의 책임마저 부인하는 서울시의 변명이 가소롭다”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울시가 있다는데, 여성은 어디에 있나”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홈페이지가 만들어진 2019년 6월 당시 복지부가 운영하는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내용은 현재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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