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설이 보도된 가운데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KCGI는 13일 ‘한진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입장’을 통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했다.
KCGI는 “산업적 시너지와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재무적으로 최악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편입시키는 것은 임직원의 고용과 항공안전 문제 등 고객들의 피해와 주주 및 채권단의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충분한 검토와 투명한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진칼은 기발행된 신주인수권의 행사와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외부 자금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한진칼이 아니라 대한항공”이라고 강조했다.
KCGI는 “주주연합은 한진칼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로서 채권단과 정부 당국 및 한진칼 경영진과의 회합을 포함한 심도 있는 대화를 정중히 요청한다”며 “주주연합은 항공업 구조조정을 통한 사회적 가치와 채권자와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모든 아이디어 방안에 열린 자세로 검토할 자세가 돼있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가 무산되면서 채권단 관리를 받는 상황이다. 과거 지원받은 3조3000억원은 이미 소진했고 최근 기간산업안정기금 자금 24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가장 위에 있는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자하면 한진칼이 금호산업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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