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외교부가 한국 정부로부터 마스크를 전달받은 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감사 메시지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첨부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기 위한 양국 협력의 일환으로 한국(Republica de Corea)이 KF94 마스크 20만장을 기부한 데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관이 아르헨티나 보건부에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마스크를 전달한 데 따른 감사 메시지였다. 문제는 메시지 밑에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곧바로 사진을 내리고 “외교부 시스템에서 나간 사진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현재는 김 위원장 사진 대신 외교부 청사 배경에 ‘보도자료’라고 적힌 이미지로 교체된 상태다. 그러나 김 위원장 사진이 담긴 최초 트윗의 캡처 이미지는 이미 온라인상으로 확산됐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몇 시간 후 추가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오늘 외교부 웹사이트에 올라온 공지와 연결된 트윗에서 트위터가 외교부 시스템에 없는 이미지를 넣었다”며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현지 한국대사관 측에도 사진을 외교부에서 올린 것이 아니라며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설명에도 현지 언론과 네티즌들은 정부가 남북한을 혼동하는 실수를 한 뒤 트위터에 책임을 돌린다고 비판했다. 트위터상에서도 조롱이 이어졌다.
현지 주요 일간지 클라린은 “외교부는 실수를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트위터의 책임으로 돌리며 조사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요 일간지 라나시온은 “실수 자체도 중대하지만 남북한의 긴장 관계를 고려할 때 더 안 좋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지 매체 인포바에는 이번 트윗 실수를 보도하면서 “KF94 마스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성 높은 마스크 중 하나”라며 “북한은 이런 효율적인 마스크를 생산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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