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상반기 정년을 맞는 1961년생 회사원 A씨는 은퇴 후 만 63세부터 수령하게 될 국민연금 수령 예상액을 알아보고 쓴웃음만 나왔다. 20년 이상 가입했지만 올해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2인가구 최저생계비 18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부 둘이 생활하기도 부족한 금액이다. A씨는 그동안 수입의 대부분을 자녀 교육에 지출하느라 개인연금 등 다른 저축이 별로 없다. 노후 자금의 대부분을 국민연금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는 방법은 없을까?
국민연금 수급자가 4월 들어 500만명을 돌파했다. 제도 시행 33년 만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대부분 은퇴하는 5년 뒤에는 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가치가 보장되는 국민연금은 노후생활의 기본이 된다. 대부분 은퇴자는 국민연금을 바탕으로 하면서 부족한 은퇴 자금은 다른 소득으로 채우게 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20년 이상 가입하고 연금을 수령하는 67만명의 지난해 평균 연금은 92만원 수준이다. 100만원 이상 수급자는 27만명, 200만원 이상 수급자는 98명뿐이다. 지난해 개인 최고 금액 수급자는 212만원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고액 수급자가 국민연금 연기신청을 통해 국민연금이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 수령액을 높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과 보험료 납부 기준이 되는 월 소득액 등에 따라 연금액이 산정된다. 쉽게 말해 가입기간을 늘리거나 보험료를 더 많이 내면 국민연금이 늘어나는 것이다. 국민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유용한 몇 가지 방법을 알아본다.
① 반납 : 반납제도는 1999년 이전 직장 퇴사 등의 사유로 수령했던 국민연금 일시반환금을 이자와 함께 공단에 반환함으로써 가입 기간을 복원하는 것이다. 현재보다 소득대체율이 높았던 기간을 복원하는 것이므로 연급 수령액을 높이는 데 아주 유리하다.
② 추가납부(추납) : 추납이란 국민연금 가입 후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납부 예외 기간에 대해 본인이 원할 때 보혐료를 내는 제도다. 추가로 보험료를 내면 그만큼 가입 기간으로 인정돼 연금수령액이 늘어난다. 사업 중단·실직 등의 납부 예외 기간뿐 아니라 무소득 배우자, 기초수급, 1988년 이후 군복무 기간이 있는 자, 1년 이상 행방불명으로 인한 적용 제외 기간에 대해서도 추납이 가능하다.
③ 임의계속가입 : 임의계속가입이란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60세에 도달하여 더 이상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지만 60세 이후에도 계속 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다. 납부 기간이 10년 미만으로 연금을 받을 수 없거나, 10년을 넘겼지만 연금수령액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65세 전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즉 만 60세가 지나서도 수급개시연령까지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다. 납부 보험료는 지역가입자 중위수 기준소득월액(2020년 100만원)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④ 연기연금제도 : 연기연금은 국민연금 수급 요건을 채워 연금을 받을 자격이 새겼지만 수령 개시를 미루는 것이다. 1회에 한해 최대 5년 동안 연금액의 50~100%를 연기 신청할 수 있다. 연기하는 매 1개월마다 0.6%(연간 7.2%)씩 늘어나므로 5년이면 36%가 늘어난다. 연금 수급개시연령부터 5년 동안 일정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연금이 감액될 수 있으므로 득실을 따져 연기하면 좋다.
⑤ 공적연금연계제도 : 국민연금을 받으려면 최소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고, 직역연금(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별정우체국연금)도 최소 10년 이상 재직해야 한다. 만약 국민연금도 10년이 안되고, 직역연금도 10년이 안되는 경우 공적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생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연금의 가입기간을 연계하여 20년이 넘으면 각 가입 기간에 대하여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⑥ 부부연금 : 흔히 부부가 함께 가입하면 한 사람은 못 받는 걸로 잘못 알고 있는데, 부부가 따로 가입해도 살아있는 동안 각각 받을 수 있다. 가입 대상이 아닌 전업주부라도 원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노후에 맞벌이가 아닌 ‘맞연금’을 받으면 쏠쏠하다. 다만 한 사람이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가 유족연금을 받거나, 자신의 연금에 유족연금액 30%를 추가해 받게 된다.
9209국민연금노후준비연구소 조재문 소장은 “국내 연금 중 유일하게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실질가치를 보장하고 있다”라며 “100세 시대에 노후 기간이 20~40년으로 길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후자금인 연금이 실질가치를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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