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1분기 기업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포스코는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감소했고, 기아자동차는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떨어졌다.
전방산업 부진…포스코 1분기 실적↓
포스코는 1분기 매출 14조5458억원, 영업이익 7053억원, 당기순이익 434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9.2%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1.2%, 44.2%나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부진을 겪으며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된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6조9699억원, 영업이익은 458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8%, 45.0%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2.5% 줄어 4530억원으로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26.5% 증가했다. 철강 부문에서 내수 판매 미중을 확대하고 수익성 방어에 주력한 점, 글로벌 인프라 부문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의 안정적인 시적, 포스코 건설 건축사업 이익 개선, 포스코 에너지 연료비 하락 등 무역·건설·에너지 사업의 호조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지난 1월까지 3조3000억원 규모의 상환용 자금을 조달해 유동성을 높인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의 안정성 지표로 활용되는 유동비율은 별도 기준 1분기 497.1%로 지난해 같은 기간(422.7%)보다 나아졌다. 유동자산에 포함되는 자금시재는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약 4조원 증가한 11조7000억원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분간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건설 등 수요 산업 불황이 계속되고 철강 수요 감와 제품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생산·판매 활동을 유연하게 운영하며 생산 관련성이 적은 간접비용의 극한적 절감, 투자 우선순위 조정 등 고강도 대책을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유럽서 코로나19 영향…기아차 1분기 순이익 반토막
기아차는 1분기 매출이 14조56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445억원으로 25.2%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266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9.0%나 떨어졌다. 중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탓에 1분기 판매 실적이 급감한 게 당기순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매출 실적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좋아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1분기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이라 중국 외의 지역에서는 우호적 원·달러 환율, 한국·미국 등에서 신차 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중 확대 등이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은 통상임금 환입효과가 있던 작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3.1%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감소했다. 경상이익 급감은 중국법인 등 관계사 손익 악화, 외화관련 손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중국을 포함한 세계 도매 판매는 64만8685대로 1.9%로 소폭 감소했다. 국내에선 1.1% 증가한 11만6739대, 해외에서는 2.6% 감소한 53만1946대였다. 북미권역은 19만3052대로 8.9% 증가했으나 유럽 11만7369대(-10.1%), 중국 3만2217대(-60.7%), 러시아 아프리카·중동 중남미 등 기타 시장에서 19만4272대(-2.4%) 등으로 판매 대수가 줄었다.
국내에서는 셀토스, 신형 K5 등 신차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는 ‘북미 올해의 차’ 등을 수상한 텔루라이드가 코로나19 본격 확산 전까지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자동차 업계의 전망은 앞으로가 문제다. 코로나19의 악영향이 2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주요 지역에서 생산과 판매 중단이 시작돼 2분기에는 심각한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며 “상황변화를 살피면서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 감소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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