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립발레단 단원들, 자가격리 중 사설학원 특강

현직 단원의 사설학원 운영도 윤리 논란

입력 : 2020-03-04 13:59/수정 : 2020-03-04 19:18

최근 국립발레단 단원 나대한이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해외여행을 간 것이 알려진 가운데 국립발레단의 또다른 단원들이 자가격리 기간 중 사설학원에 특강을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무용 칼럼니스트 윤단우 씨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이재우, 박예은과 솔리스트 김희현이 B사설학원에서 자가격리 기간 중 특강을 나간 사실을 해당 학원이 인터넷에 올린 포스터 사진과 함께 지적했다. 윤단우 칼럼니스트는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자가격리’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가? 단체에서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고 자가격리 조치를 취한 것이 단원들이 자유롭게 외부활동을 하라는 취지로 내린 결정인가?”라며 “전국적으로 확진자들이 급증하고 있고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어 공연계 동료들의 활동이 위축되어 프리랜서 예술가들은 생계가 위태로운 지경인데 자가격리 기간에 사설학원 특강을 나간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한 행위인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포스터 등에 따르면 이재우·박예은과 김희현은 각각 지난달 22·29일, 이달 1일, 지난달 26일에 서울 서초동 소재 발레학원에서 특강을 한다고 예고돼 있다. 국립발레단 측은 “해당 단원들에게 문의한 결과 박예은과 김희현의 강의는 취소됐다고 한다”면서 “이재우의 경우 22일은 자가격리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달 14~15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 이후 대구,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속히 늘자 같은달 20~21일 여수, 25~26일 전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백조의 호수’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특히 여수 공연은 대구 방문 사실 때문에 공연 시작 2시간 반 전에 급박하게 취소가 결정됐다. 이에 국립발레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거쳐 지난달 24일부터 자체 자가격리에 들어간 후 지난 2일 해제를 발표했다. 그리고도 현재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우려돼 8일까지 아예 휴업을 결정했다. 따라서 단원들의 사설학원 특강 문제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윤단우 칼럼니스트는 “학원장은 실내 공연장에서의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공연을 취소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국립 단원들을 학원 실내 강의실에서 수강생들과 대면 접촉해야 하는 특강을 개설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이 행위가 누군가의 안전과 생명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가?”라고 지적했다.


해당 학원의 블로그에는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인 김희현이 대표로 되어 있다. 현직 국립발레단 단원은 사설학원을 운영해서는 안되는 만큼 문제의 소지는 더욱 크다. 김희현이 사설학원의 운영에 깊이 관련되어 있어서인지 이곳에는 평소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특강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해리 무용평론가는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자가격리 지침 위반으로 드러나긴 했지만 국공립 무용단 단원들 가운데 사설학원을 직접 운영하거나 깊이 개입돼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국공립 무용단 단원에 걸맞는 윤리의식과 직업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립발레단 단원 사례를 계기로 국공립 무용단 단원들의 사설학원 관련성에 대한 엄격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립발레단은 단원인 나대한이 자가격리 기간이던 지난달 27일 일본 여행을 떠난 것이 알려져 파문이 일자 강수진 단장이 사과성명 발표와 함께 징계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사설학원 특강에 대해서도 추후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장지영 문화스포츠레저부장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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