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에서 공포지역으로”
신종 코로나19 영남권 첫 확진자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대구에서 10명, 경북에서 3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지역사회가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어디에서 감염된 지도 모르고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역사회와 보건당국이 극도로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19일 대구시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대구 10명, 경북 3명 등 대구·경북에서 13명 추가 확진자가 확인됐다. 전날 발생한 31번 확진자를 포함하면 대구·경북 확진자는 지금까지 14명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추가 확진자 13명 가운데 11명이 31번째 확진자가 출석하는 신천지교회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
19일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에 따르면 33번째 확진환자는 중구에 사는 40세 여성으로 지난 16일부터 발열과 몸살 기운이 있었다. 이 환자는 새로난한방병원 검진센터 직원으로 31번째 환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34번째 확진자(24·남·중구·무직), 35번째 확진자(26·여·남구·무직), 36번째 확진자(48·여·남구·무직), 42번째 확진자(28·여·남구·카페직원), 43번째 확진자(58·여·달서구·한국야쿠르트 근무), 44번째 확진자(45·여·달서구·미확인), 45번째 확진자(53·여·달성군·무직)는 지난 13~17일 증상이 발현했는데 이 가운데 8명은 31번째 확진자가 다닌 남구 신천지교회에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38번째 환자는 남구에 사는 56세 여성으로 지난 15일 119구급대를 통해 경북대병원 입원 중 확진환자로 판명됐다. 46번째 환자는 달서구에 사는 27세 남성으로 달서구 소재 W병원 직원이며 대구의료원 격리 조치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가 격리 중이었던 33~36번째 확진자와 42번째, 45번째, 46번째 확진자는 대구의료원 음압병동에 입원중이다. 경북대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38번째, 44번째 확진자는 그대로 경북대병원 음압병실에 입원 중이다. 43번째 확진자는 계명대 동산병원에 격리·입원조치했다.
대구시는 지난 18일 확진판정을 받아 대구의료원에 입원중인 31번째 환자는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했던 새로난한방병원은 18일부터 폐쇄 중이며 병원에 입원 중이던 32명(확진자 1인 이송)은 19일 새벽 전원 대구의료원으로 옮겼다. 신천지 시설과 C클럽, 퀸벨호텔은 폐쇄 후 방역조치를 완료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시 사례에서 보듯이 코로나19가 이미 지역사회에 깊숙이 퍼져 대구시 자체 역량으로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특별대책단 파견, 필요한 역학조사 및 의료 관련 인력 지원, 음압병실 확보,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경북에서는 3명 확진자가 발생했다.
37번째 확진자(47·남·영천시·식당 경영)는 경북대병원에, 39번째 확진자(61·여·영천시)와 41번째 확진자(70·여·영천시)는 경주 동국대병원에 입원중이다.
이 가운데 39번, 41번 확진자는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31번째 환자와 신천지 교회에서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70대 여성은 60대 여성을 통해 상황을 인지해 진료를 받았고 외국 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남성은 확진 환자와 접촉이 없고 해외 여행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지역 대학병원 응급실 등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음압병상에 입원 중인 환자 가운데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온 경북대병원은 전날 오후 11시 15분부터 응급실을 폐쇄했다. 응급실에 있던 환자는 병원 내 1인실 등으로 격리 조치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도 전날 37세 여성인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드러난 응급실에 신규 환자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해당 여성은 1차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여부를 판정하기에는 모호한 결과가 나와 재검을 할 예정이다. 현재 이 여성은 병원 음압병동에 격리돼있다.
경북도는 영남대학교 영천병원도 오전 6시 10분부터 응급실을 폐쇄했다.
또 새 영천 경대연합의원, 영천 금호의원, 김인한 내과의원, 영재한의원도 폐쇄했다.
확진자들 방문 장소 등 이동 경로와 접촉자를 확인하는 등 역학조사에 나섰다.
코로나19 지역사회 광범위한 확산을 막기 위해 중앙정부가 확진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북도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신천지 교회에 출석한 것으로 확인된 확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이동경로 확인 등 역학조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현재 추세로 볼 때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대구 안동=김재산 최일영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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