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설 선물 같은 2020년 첫 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발길질에 따른 퇴장과 3경기 출전정지 징계, 그 전후 7경기의 골 침묵을 극복한 부활의 신호탄이면서 침체 일변도였던 토트넘에 올해 리그 첫 승을 선사한 결승골이다. 올 시즌 11호 골. 손흥민이 짧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골러시를 시작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노리치 시티를 불러 가진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34분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이 2대 1로 승리하면서 손흥민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토트넘은 올해로 넘어온 리그 4경기 만에 뒤늦은 첫 승을 수확했다. 중간 전적 9승 7무 8패(승점 34·골 +6)를 기록해 6위로 도약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34·골 +7)와 승점에서 같지만 골득실에서 1골 차이로 밀렸다. 언제든 맨유를 끌어내리고 ‘빅4’ 턱밑으로 올라설 수 있다. 4위 첼시(승점 40)와 승점 간격은 6점이다.
손흥민은 새해를 전후로 부침을 겪었다. 지난달 8일 번리를 5대 0으로 격파한 리그 16라운드 홈경기에서 70m 드리블 돌파로 완성한 ‘원더골’을 터뜨린 뒤부터 40일 넘게 득점하지 못했다.
같은 달 23일 첼시에 0대 2로 패배한 18라운드 홈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의 가슴팍을 높게 든 발로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지난해 3장의 레드카드를 받은 손흥민은 리그 최다 퇴장 선수의 오명을 안았다. 3경기 출전정지 징계까지 받으면서 시즌 중 가장 중요한 ‘박싱데이’(12월 26일) 일정을 통째로 결장해야 했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팀인 미들즈브러와 1대 1로 비긴 지난 5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전 원정경기에서 복귀했지만, 득점력은 살아나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손흥민의 골 침묵은 계속됐고, 팀의 ‘에이스’ 해리 케인이 부상 악재까지 겹치면서 토트넘은 깊은 침체에 빠졌다.
하지만 토트넘을 지휘하는 주제 무리뉴 감독의 신뢰는 흔들리는 법이 없었다. 손흥민을 대부분 선발로 기용했고, 골 침묵에도 최전방과 왼쪽을 오가는 공격을 맡겼다. 이날 노리치 시티와 경기를 앞둔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득점하지 않아도 팀에 도움이 된다”며 감쌌다.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의 신뢰에 결승골로 응답했다.
손흥민은 동료 미드필더 델리 알리의 슛이 상대 수비벽에 가로막혀 뜨자 골문 앞으로 파고들어 헤딩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노리치 시티 골키퍼 팀 크륄과 뒤엉켜 넘어지면서 골문 안으로 들어갈 만큼 손흥민의 골 집착이 강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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