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주요 미인대회를 흑인 여성이 휩쓸었다. 역사상 처음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2019 미스 월드 대회’ 우승 트로피는 자메이카 국적의 흑인 여성 토니-앤 싱에게 돌아갔다. 싱은 자메이카 세인트토머스에서 태어났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심리학과 여성학을 전공했다. 현재 의과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다. 그는 미스 프랑스, 미스 인도를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싱은 대회 당일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앞장서는 여성들의 세대라는 특별함을 대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승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는 “세인트토머스의 어린 소녀와 세계의 모든 소녀여, 스스로를 믿으세요. 여러분은 가치있는 사람이고 꿈을 실현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왕관은 내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것입니다. 우리는 결단력을 지니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싱의 우승으로 올해 세계적 미인대회 모두 흑인 여성이 휩쓰는 진기록이 세워졌다. 지난주 미스 유니버스와 미국 3대 미인대회인 미스 USA, 미스 틴 USA, 미스 아메리카 모두 흑인 여성이 왕관을 썼다.
지난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9 미스 유니버스 대회’는 미스 남아공인 조지비니 툰지가 우승자로 선발됐다. 그는 우승 발표 후 “나는 나와 같은 피부색과 머릿결, 생김새를 가진 여성들이 결코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는 세상에서 자라났다”며 “오늘은 이런 생각을 끝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열린 ‘2019 미스 USA 대회’에서는 흑인 여성 변호사 체슬리 크리스트가 우승했다. 그는 재소자에게 무료 법률 상담을 해온 이력을 갖고 있다. 이보다 한 달 전 열린 ‘2019 미스 틴 USA’와 지난해 9월 열린 ‘2019 미스 아메리카’ 역시 흑인 여성이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3대 미인 대회 모두 흑인 여성들이 우승 트로피를 받은 후 “미국인들의 미(美)에 대한 관점이 인종주의와 ‘성적 고정관념’으로 훼손됐던 과거로부터 얼마나 많이 진화돼왔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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