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간 상습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경기도 성남시 소재 어린이집 CCTV에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장면이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는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진상조사에 착수해 해당 어린이집 CCTV를 세 차례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그러나 관련 의혹을 확인할 만한 명확한 장면이 CCTV에 담겨있지 않았다고 한다.
뉴스1에 따르면 시 관계자는 “CCTV 영상이 위에서 촬영된 것이어서 아이들의 머리만 보였다”며 “그 아랫부분은 잘 보이지 않아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에 경찰, 아동보호 전문기관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의에서 CCTV를 다시 한번 확인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피해 아동의 부모가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불거졌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딸이 어린이집 같은 반 남자아이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가해 아동이 딸의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행위가 상습적으로 벌어졌다며 딸의 진술과 일치하는 장면을 원장·담임 2명 등과 함께 어린이집 CCTV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가해 아동의 부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이후 피해 아동의 부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시 글을 올려 “제게 곧 고소, 고발이 진행될 것 같다. 글을 내리라는 압박에 저도 사람인지라 맘카페에 올렸던 글을 다 내리게 됐다”고 알렸다.
이같은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곳은 국비를 지원받아 설립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국·공립 어린이집이어서 더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최초 폭로 글이 올라오고 사흘이 지났지만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성남 어린이집’ 등의 키워드는 여전히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 사건이 언급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회의에서 이 사건 관련 대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사실관계가 더 드러나면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다만 박 장관은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 성폭력 그런 관점으로 보면 안 되고 발달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일부 네티즌의 비판을 받는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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