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교실에서 여학생이 뱀에 물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인도 남서단 케랄라주의 한 학교에서 셰흘라 셰린(10)이 교실 콘크리트 바닥 구멍에 숨어있던 뱀에게 다리를 물렸다.
교실 의자에 앉아있다 오후 3시쯤 뱀에게 물린 셰흘라는 교사에게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교사는 오후 4시 수업이 끝날 때까지 셰흘라를 병원에 보내주지 않았다.
결국 셰흘라는 수업이 끝난 뒤 아버지와 함께 보건소, 개인병원, 중형병원을 거쳐 종합병원으로 가던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뱀에게 물린지 4시간 만이었다.
처음 방문했던 보건소와 개인병원에는 뱀 해독제가 없었다. 세 번째로 찾은 중형병원에서는 뱀 해독제가 있었지만 피 검사 결과 이후 해독제를 투여하겠다고 하며 때를 놓쳤다. 중형병원에서는 셰흘라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80㎞ 떨어진 종합병원으로 셰흘라를 보냈다.
셰흘라의 아버지는 “딸이 뱀에게 물리자마자 학교가 적정한 조처를 했으면 목숨을 구했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분노한 학생들도 시위를 벌였다. 지난 22일 케릴라주 청사 앞에 모인 학생 200여명은 “학교에 구급상자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교사들은 학생이 다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며 “심지어 뱀은 운동장과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 당국은 셰흘라를 병원에 보내지 않은 교사를 포함해 학교장도 직무 정지시킨 뒤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또 관내 모든 학교의 교실을 확인해 구멍 또는 금 간 곳에 뱀이 살지 못하도록 보완을 지시했다.
소설희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