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전역의 생활하수를 정화해온 물재생센터가 물 산업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을 길러내는 전진기지로 변신한다. 이스라엘·싱가포르 같은 물 산업 강국을 벤치마킹해 그동안 부진했던 국내 물 산업 시장을 키우겠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4개 물재생센터(중랑‧난지‧서남‧탄천) 개편 청사진을 12일 발표했다. 기존 하수처리 기능을 개선하면서 스타트업을 위한 시험장 역할을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도 선보인다.
기존 물재생센터를 지하화해 ‘물 산업 클러스터(산업집적지)’를 구축하는 등 그동안 수처리 기능에만 한정됐던 부지 활용을 다각화한다. 물 산업 분야의 강소‧벤처‧창업기업을 육성하는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기술력 있는 물산업계 강소기업·스타트업을 위한 연구공간을 마련한다. 연구원들이 일할 수 있는 입주공간과 혁신기술 연구개발(R&D)을 위한 ‘물기술 연구소’를 구축한다. 물재생센터 시설은 기술 검증을 위한 시험장으로 개방한다.
물 산업은 ‘생활·공업용수 등 각종 용수의 생산과 공급, 하수의 이송과 처리 등과 관련된 산업’을 뜻한다. 2025년 세계 물 산업 시장은 10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물 산업 선진국에서는 이미 공공주도의 물 산업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국내 물 산업 시장은 30조원 규모에 머무른다.
새 물재생센터는 전기도 만든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소화가스)를 수소기술과 융합해 전력으로 사용한다. 하수처리시설은 소화가스, 폐열회수, 소수력, 하수열 등 풍부한 에너지원을 갖고 있었지만, 그동안에는 전력 생산보다는 수처리 기능에만 집중했다.
아울러 최신 기술과 공법을 도입해 물재생센터의 순기능인 ‘수처리’ 기능을 개선한다. 녹조, 물고기 폐사, 미세플라스틱 등 우려를 낳고 있는 한강 수생태계를 복원하고, 혐오‧기피시설로 인식돼온 물재생센터를 친환경‧시민 친화적 시설로 재단장한다.
악취를 개선하고 시민 이용시설을 늘린다. 4개 센터에 2021년까지 나무 30만 그루를 심는다. 실시간 상시 모니터링을 위한 악취측정기를 추가 설치하고 악취기술진단을 시행한다. 가장 먼저 중랑물재생센터에 2021년부터 약 6000여억원을 투입해 슬러지 처리시설, 분뇨 처리시설, 침사지, 유입펌프장 등 주요 악취 발생 시설을 지하화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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