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정부와의 갈등을 폭로하며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던 세계 미인대회 참가자의 필리핀 망명이 허용됐다. 그가 마닐라 공항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온 지 20여일 만이다.
필리핀 사법부는 6일(현지시간) 이란 출신의 바하레 자레 바하리(31)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고, 8일 관련 서류를 공개했다. 바하리는 지난달 17일 두바이발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 입국하던 중 인터폴 수배를 당했다. 당시 외신은 바하리가 고국에서 공갈과 폭행 혐의로 수배돼 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바하리는 자신의 혐의 자체가 날조됐다며 이란 정부로부터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 1월 세계 5대 메이저 미인대회 중 하나인 ‘미스 인터콘티넨털’에 이란 대표로 참가했다. 당시 그는 팔레비 전 이란 국왕의 아들 레자 팔라비의 사진을 흔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레자 팔라비는 현 이란 정권을 비판해온 인물이다. 이를 본 이란 정부가 정치적 탄압을 하고 있다는 게 바하리의 설명이다.
바하리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청했다. 그는 “필리핀에서 치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고국에 한 번도 가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란에서 범행을 저질렀겠느냐”며 “이란으로 추방되면 징역 25년을 선고받거나 사형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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