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4명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후 ‘직장 갑질’이 줄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8~15일 전국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9.2%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사내 갑질이 줄었다고 답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직 중인 직장 유형에 따라 ‘법 시행 후 괴롭힘이 줄었다’는 응답의 비율에 큰 차이를 보였다. 공공기관(49.3%)과 행정부처 및 지자체(48.7%)에서 개선을 체감하는 정도가 가장 뚜렷했다. 국내 대기업(38.6%)과 국내 중견기업(36.7%), 국내 중소기업(35.1%), 영세 개인 사업자(34.5%)가 뒤를 이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40.8%)이 서비스직(35.8%)이나 생산직(35.3%)보다 높았다.
법 시행 후 괴롭힘이 줄었다고 느낀다는 응답의 비율은 연령과 직급이 높을수록 높았다. 50∼55세는 50.0%에 이르렀으나 30대는 32.8%에 그쳤다. 또 상위 관리자급(53.6%)이 일반 사원급(37.0%)보다 훨씬 변화를 크게 느꼈다.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불합리한 처우의 심각성을 41개 문항의 지표로 지수화한 ‘갑질 지수’는 올해 조사에서 30.5점이 나왔다. 작년 조사 때보다 4.5점 감소했다. 갑질 지수는 높으면 높을수록 갑질이 심각함을 뜻한다.
올해 조사된 갑질 지수를 보면 ‘시간 외 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일부분만 지급한다’가 45.0점으로 가장 심각했고, ‘쉴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이 없다’(43.8점)가 그 다음이었다.
또 ‘임금·고용형태 등 취업 정보 사이트 채용정보가 실제와 다르거나, 면접에서 제시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43.5점),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39.6점), ‘임금이나 노동조건이 직원 동의 없이 불이익하게 변경된다’(38.6점) 등의 항목에서도 갑질 지수가 높았다.
‘성희롱’(17.9점)과 ‘종교·후원 강요’(19.1점), ‘폭행’(20.2점), ‘부당한 경위서·반성문 작성’(20.9점), ‘모임 강요’(22.6점) 등의 항목은 갑질 지수가 낮았다.
2018년과 비교해 갑질 지수가 가장 급격히 낮아진 문항은 ‘다른 사람들 앞이나 온라인상에서 모욕감을 주는 언행’(42.0점→29.9점), ‘회사에서 원하지 않는 회식 문화 강요’(40.2점→30.3점), ‘상사가 업무를 지시하면서 위협적인 말이나 폭언, 협박’(33.8점→23.6점) 순이었다.
직장갑질119는 “갑질 지수가 떨어지고 괴롭힘이 줄었다는 응답이 거의 40%에 이르는 등 직장 갑질 금지법 제정과 시행을 전후로 의미 있는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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