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야구교실에서 청소년들에게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불법 투여·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35)씨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진재경 판사는 약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진 판사는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처음엔 (범죄사실을) 부인했고 관계자들에 대한 허위진술을 했으나 구속 이후 당시 수사관들도 알지 못하는 부분까지 자백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여러차례 반성문을 냈는데, 난생 처음 겪는 상황에 많은 생각을 하고 피고인의 처와 자녀에 대한 많은 책임감을 느끼며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의지를 잘 봤다”라고 말했다.
진 판사는 “피고인은 성실하게 살아오던 중 처음으로 잘못한 걸로 보이고 아마도 순간적으로 유혹에 빠져서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고인을 정말 믿고 따르던 학생과 부모들의 믿음을 이용해 금지된 약품을 판매한 것이어서 사건의 무게가 무겁다”고 판단했다.
진 판사는 “다행히 (피해자들에게) 신체적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양성반응이 나왔다”라며 “프로야구 선수나 대학에서 인생을 바치다시피 노력한 이들에게는 신체적 부작용보다 더 큰 피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스포츠계에는 아직도 약물을 가지고 체력을 향상시키려는 상황이 존재하는 걸로 보이고 청소년들까지 이런 상황에 노출돼 있는 걸로 보인다”며 “이런 모든 상황을 감안해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죄질이 불량하지만 전부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씨는 서울 송파구에서 유소년야구교실을 운영하며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대학 진학이나 프로야구 입단을 목표로 하는 고등학생 선수 등 9명에게 14차례 불법 유통되는 아나볼릭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주사·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취득한 스테로이드 등 의약품은 총 2800여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이듬해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씨는 이후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지난 2017년 은퇴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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