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가 “최근 상황은 올해 글로벌 실질 경제성장률이 지난 6월 세계은행 전망치 2.6%에 미달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맬패스 총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열린 연설에서 채권시장의 동향을 지목하며 이같이 말했다.
맬패스 총재는 “글로벌 경제성장세 둔화가 광범위한 토대에서 이뤄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수익률이 0%이거나 마이너스(-)인 채권의 규모가 15조 달러(1경7812조원) 정도에 이르렀다”며 경기둔화의 징후로 지목했다.
“글로벌 명목 경제성장률도 3%에 미치지 못해 2017년과 2018년 6% 수준과 비교할 때 현격히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수년간, 또는 심지어 수십년간 투자 수익률이 매우 낮거나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제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며 “이처럼 자본이 동결되는 데에는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내포돼 있다”고 했다.
맬패스 총재는 경기둔화가 지구촌에서 지역을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실태를 나열했다.
그는 경기부진이 중국에서 특히 확연하고 아르헨티나, 인도, 멕시코 등 다른 개발도상국에서도 실망스러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과 영국에 이미 1개 분기 국내총생산(GDP) 감소가 닥친 가운데 이탈리아, 스웨덴은 수개 분기에 걸쳐 침체를 겪고 있다는 유럽 선진국들의 부진한 실태도 소개됐다.
맬패스 총재는 막대한 자본이 저금리 채권에 투입돼 갇히고 동시에 자본지출(시설투자 등 생산을 위한 지출)이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은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현재 비축된 자본이 악화하거나 소진되면서 경제성장세가 계속 둔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것이 세계은행이 맞서야 할 난제”라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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