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2차 회의에서 “프랑스 G7 회의 등 국제외교행사에서 일본 아베 총리는 ‘역사는 다시 쓸 수 없다’고 한다”며 “자신에게 써야 할 말을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과거사 문제에서 사과와 배상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전날 ‘한국 정부가 일본이 역사 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역사를 다시 쓸 수는 없다”며 “한국이 원하는 게 역사를 바꾸는 것이라면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답했다.
고노 외무상은 “한·일 간에 가장 중대한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국 측이 과거의 합의를 뒤집는다는 일본의 주장을 내비친 것이다. 한국 정부는 65년 협정이 국가 간 배상에 대한 것으로 개인 배상 청구권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상조 실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우리 정부는 일본의 이율배반적 태도에 대해 여러 가지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번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과거사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과거사 문제와 수출규제 문제를 분리하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이번 한일간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갈 것이지만, 이번 상황이 언제 어떻게 종식되더라도 그와 무관하게 우리의 소재·부품·장비 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기업과 공급업체가 열린 생태계 하에서 공급망 안정 등의 대책을 세우고 일관되게 집행할 것을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며 “이번 회의에선 특히 R&D(연구개발) 투자 전략 개선 대책에 대해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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