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 갈등으로 방일 한국인이 급감하면서 현지 일본인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22일 전날 관광청이 발표한 지난 7월 한국인 방문객 감소치와 한일 간 항공편이 감편되는 것을 둘러싸고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규슈나 홋카이도 관광업 관계자들의 비명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규슈를 잇는 고속선 운항 기업 ‘JR고속선’에 따르면 일본 연휴인 오봉(8월 중순) 기간 중 고속선을 이용한 관광객은 전년 대비 70% 급락해 833명에 불과했다. 현지 관계자는 한일 갈등으로 “한국인의 신규 예약이 들어오기 어렵게 됐다. 조속히 한일 관계가 좋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요미우리는 한국인 관광객 감소가 일본 정부가 내걸고 있는 ‘2020년 방일 관광객 4000만명’이라는 목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요미우리는 관광객 증감 문제가 지방의 ‘사활’ 문제라면서 “지방 관광지에서 한국인 감소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가 크다”고 분석했다.
피해는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방일 외국인의 국가, 지역별 여행소비액을 살펴보면 한국은 5881억엔(6조6510억 원)으로 중국에 이어 2위 규모였다.
마이니치신문도 22일 한일 갈등이 관광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면서 규슈와 오사카 현지 상황을 전했다. 오사카의 한 오코노미야키 가게는 원래 고객의 4분의 1을 한국인이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두 달간 한국인 관광객이 80%나 줄었다.
규슈에서는 온천 성수기인 가을을 앞두고 한국인 관광객 감소에 울상이다. 오이타현 벱부시의 관광온천시설 ‘가마토 지옥’의 관계자는 고객 중 70~80%가 한국인이었으나, 7월엔 한국인 30%가 감소했고 8월엔 더 악화됐다고 했다.
일본 대형 여행사 JTB는 자사 한국어 웹사이트를 통한 개인여행의 예약은 8월이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으며, 9월은 80%나 감소했다고 했다.
피해가 가시화되자 일본 정부는 정치와 민간 교류 문제를 애써 분리하는 분위기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일 간 교류사업 취소 움직임이 계속되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민간 교류는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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