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구에 미친 1번타자, 전성기가 지난 2번타자, 외로운 4번타자, 무기력한 하위타선.’
‘8-8-8-8-5-7-7’의 끝자락이었던 2007년 롯데 자이언츠 타선 구성이었다. 그리고 마운드엔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새가슴 에이스, 등판만 하면 방화를 저지르는 작가 투수가 있었다. 2010년 7월 현재 롯데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그런데 2008년 롯데는 확 달라졌다. 단 한사람이었다. KBO리그 최초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가 중심에 있었다.
로이스터는 2008년 사직구장 개막전에 앞서 더그아웃 화이트보드에 ‘노 피어(No Fear)’라는 영어 문구를 적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병살타를 친 타자, 한복판 스트라이크를 던져 홈런을 맞은 투수에게 박수를 보냈다. 거꾸로 루킹 삼진을 당하는 타자는 가차없이 라인업에서 뺐다. 볼넷을 남발하는 투수에겐 거침없는 욕설이 날라갔다. 실점이 많아도 선발 투수를 내리지 않고 밀고 갔다. 5실점 대신 6득점을 선호했던 감독이다.
그해 롯데는 8년만에 가을야구를 했다. 정규시즌 3위였다. 로이스터 감독의 ‘노 피어’가 만든 ‘로이스터 매직’이었다.
가을야구에선 참패했다. 2008년 삼성 라이온즈에게 3패로 일찍 짐을 쌌다. 2009년에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승을 먼저 거두고 내리 3연패했다. 2010년에는 2승을 먼저 따내고 3패를 당하는 충격을 겪기도 했다. 그러면서 단기전에서 세밀한 야구가 부족하다며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을 버렸다.
양상문 감독이 물러났다. 투수가 투구하던 도중 교체하는 감독이었다. 수많은 작전 야구를 구사했다. 타자들은 3루 베이스 코치를 바라보기 바빴다. 그런 사이 롯데는 지난 5월22일 꼴찌로 추락한 이후 한 계단 조차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지금 롯데에 필요한 것은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노 피어’ 야구다. 꼴찌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작전으로 선수 사이에 개입해 경기를 망치는 것은 옳지 않다.
공필성 감독대행은 로이스터 감독 당시 1군 수비코치로 있었다. 직접 경험했다. 보고 배운 것을 실천할 때다.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선수 위주의 야구를 해야 한다. 두려움 없는 공격적인 야구를 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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