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이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전지훈련 기간 중 해외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확인된 LG 트윈스 선수 3명에 대해 징계를 심의했다.
차우찬(32)과 오지환(29), 임찬규(27)가 징계 대상이었다. 결과는 엄중 경고였다. 말그대로 전형적인 솜방망이 처벌이다.
엄중 경고와 함께 당시 KBO는 사행성 오락 게임의 클린 베이스볼 위반 여부 판단에 대해 구단과 시행세칙을 논의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향후 재발 방지 방안도 내놓겠다고 했다.
그로부터 5개월이 흘렀다. KBO로부터 나온 추가 조치는 아무것도 없었다. 당시 재발 방지책 마련은 들끓었던 비판 여론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한 방편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엄중 경고 조치를 받은 해당 선수들은 오늘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또 지난 5월 23일에는 도박 및 불법 사이트 개설 등으로 1년 유기실격을 받았던 전 삼성 라이온즈 안지만(36)의 제재를 풀어줬다. 단지 기간이 만료됐고 본인이 신청했다는 이유에서다.
2016년 11월 삼성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안지만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어떤 팀과도 계약이 가능해졌지만 손을 내민 구단은 없었다.
도박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 여론이 들끓으면 상벌위원회를 열어 해당 선수를 징계해왔다. 그리고 항상 재발 방지책을 논의한 뒤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소식은 언제나 없었다.
최근 한 전직 선수의 유소년 상대 금지 약물 투약 사건이 터져나왔다. 여론은 들끓었다.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KBO는 다양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벌써 잊혀진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 아무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다. 그러나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 그러기에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잊지말고, 옳은 방향으로 고쳐 나가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그러나 KBO에겐 그런 의지가 없어 보인다. 시간이 흘러 가서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언제나 기다리는 KBO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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