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암호화폐(가상화폐)를 출시한다. 페이스북은 24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SNS 플랫폼. 가상화폐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페이스북이 발행할 가상화폐의 이름은 ‘리브라’(Libra)다. 리브라는 천칭자리라는 뜻이다. 페이스북은 18일(현지시간) 리브라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블록체인 백서를 공개했다. 리브라는 2020년부터 페이스북과 계열사 플랫폼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리브라는 스위스 제네바 소재 비영리 기구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의해 관리된다.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백서에 공개한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의 협력사는 세계에 결제망을 구축한 비자카드·마스터카드·페이팔,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 다국적 통신사 보다폰,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이다. 협력사 명단만 해도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규모로 작성됐다.
페이스북은 리브라의 정식 발행 전까지 100여개 기업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는 협력사들이 최소 1000만 달러를 리브라에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브라 출시를 지휘한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부사장은 “인터넷이 정보와 소통을 민주적으로 바꿨지만 돈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브라를 통해 자본의 개념을 바꾸겠다는 얘기다.
페이스북은 이용자를 촘촘하게 연결한 SNS망 그 자체로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록체인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의 블록체인 구축과 가상화폐 발행은 최근 ‘대장화폐’ 비트코인의 상승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됐다. 비트코인은 3000달러대에서 횡보했던 조정기를 끝내고 지난 3월부터 급등을 시작했다. 한국시간으로 19일 오전 9시 현재 9100달러(약 107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따라 알트코인의 강세도 나타났다. 특히 이더리움·트론·이오스와 같은 기술 집약형 플랫폼형 가상화폐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트론의 경우 창시자인 저스틴 선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와 오찬 경매에서 사상 최고액인 456만 달러(약 53억7000만원)로 낙찰돼 가상화폐 시장 상승에 힘을 보탰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가격 변동성 없는 안정적 자산으로 유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리브라를 놓고 ‘비트코인을 대체할 기축통화가 될 수 있다’는 의견과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모두 나오고 있다. 다만 리브라가 보편적인 예상을 깨고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되면 시가총액 순위를 재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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