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가 비디오판독(VAR)에 눈물을 흘렸다. 맨시티는 18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4대 3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는 없었다. 상대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0대 1로 패하며 합계 점수 4대 4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유럽대항전은 원정 다득점 원칙을 따르고 있다. 원정 득점이 사실상 1.1골의 의미가 있는 셈이다.
맨시티로서는 VAR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두 번의 VAR이 있었지만 모두 토트넘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첫 VAR은 후반 2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터진 페르난도 요렌테의 만회골 과정에서 나왔다. 요렌테의 몸을 맞고 들어간 득점에 대해 핸드볼 파울이 아니냐는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주심 역시 수차례 영상을 돌려봤을 정도로 정확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주심은 정상적인 득점으로 판정했다. 볼이 요렌테의 골반을 맞고 골망으로 향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팔꿈치에 맞았다고 주장하던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씁쓸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후반 추가시간, 라힘 스털링이 혼전 상황에서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패스를 이어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이 인정됐다면 맨시티의 4강 진출이 확실시되는 상황. 에티하드 스타디움이 관중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포효하며 승리를 직감한 듯 하프라인 부근을 질주했다.
그러나 심판은 VAR로 상황을 다시 지켜본 후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스털링 득점 이전 상황에서 아구에로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맨시티의 드라마가 허무하게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VAR이 경기의 결과를 두 번이나 뒤바꾼 셈이다.
당초 VAR은 다음 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에 도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32강 조별예선 과정에서 득점과 직결되는 결정적인 오심이 발생했다. 스털링이 우크라이나 샤흐타르 도네츠크와의 경기에서 문전 돌파를 시도하다 넘어져 페널티킥을 받아낸 것이다. 스털링이 드리블을 하다 스스로 걸려 넘어진 상황이었으나,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주심은 상대 수비수와 접촉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스털링이 심판을 속인 셈이다.
경기 종료 직후 파울로 폰세카 샤흐타르 감독은 “터무니없는 판정이 나왔다”며 주심을 비난했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우리도 이런 골은 원하지 않았다”며 거들었다. 당시 주심은 “우리 역시 할리우드 액션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의 희생양”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결국 VAR의 필요성이 제기된 끝에 UEFA는 16강부터 조기 도입을 결정했다. 스털링의 비양심적인 행동이 VAR을 앞당긴 촉매제가 된 셈이다. VAR은 수차례 득점과 직결되는 결정적인 오심을 잡아내며 맹활약하고 있다.
스털링은 당시 심판을 속였던 데 대한 대가를 톡톡히 받았다.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해트트릭 기회가 VAR 때문에 무산됐다. 이와 함께 맨시티 역시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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